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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Jan 25. 2024

제48화, "무라카미 하루키? 류이치 사카모토?"

너무 오랜만이라 두서가 없네요. 꾸준하게 쓰겠습니다.

생사스


 저는 둘 다 좋습니다. 그리고 이 둘은 제게 있어 서로 떼어지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사카모토의 솔로 피아노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루키가 생각날 정도가 됐습니다.


 어느날, 문득 클래식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가사가 없어서였지요. 이해의 폭이 넓어지더군요. 가수가 노래하지 않아서, 그 공간을 제 사정으로 채울수 있어 좋더라고요.


 그러다가 류이치 사카모토를 알게됐어요. 사실 그를 클래식으로 불리진 않아요. 그런데 그는 드뷔시와 에릭사티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러자마자 모든 퍼즐들이 맞춰지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나도 류이치 사카모토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하나의 실험을 하게 됩니다. 드뷔시 곡을 듣다가 중간에 류이치 사카모토 노래를 들으면 어색할까 실험해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질적이지 않거든요. 오히려 드뷔시 아들? 혹은 드뷔시 3세대 즈음에 해당되는 사람의 연주곡  같았어요. 실제로 한번 해보세요. 백년 정도 차이나는 창작자들인데, 운율이나 흐름이 서로 같은 맥락으로 통하는 부분이 정말 많더군요. 그리고나서 제 머릿속엔 류이치 사카모토도 클래식에 속하게 됐습니다.


 다음은 하루키.

 하루키는 재즈와 클래식을 좋아하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따라해본 적도 있어요. 따라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알지 못했는데, 나중되어선 왜 하루키의 소설이 유연하게 흘러가는지 이해 할 수 있었어요. 그가 추천했던 클래식을 듣고서요. 말러나 라흐마니노프 혹은 쇼팽 하다못해 바흐까지 듣다보면 알 수 없는 자기 상상의 끝 지점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해본것 같네요. (아직 소설로 빛을 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생각하면서 느낀게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저도 하루키처럼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독히 좋아하진 않았는데, 유일하게 꾸준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떻게는 잘 쓸까를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을 포기했습니다. 건강에 좋지 않더라고요.


 세월이 흐르면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조금씩 호기심을 갖기 시작해요. 그게 아마 50대 즈음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런데 그런 나이가 되면 이미 세월을 밥벌이에 탕진해버렸기에, 취미에 힘을 쓸 여력이 없어지더군요. (제가 그런 케이스를 많이 봐서 이 부분은 조금이나마 자신감있게 쓴다는 느낌이 들 정도네요)


 그래서였을까요. 문득 제 사정도 궁금해졌습니다. 나라고 별 수 있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말이에요. 아직 50대는 멀게 느껴지긴 하지만 다가오는 인기척(?)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아마 이런 느낌을 가질 나이때가 왔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래서 저는 결심했어요. 글쓰기, 책 읽기, 클래식 듣기를 꾸준히 해야겠다고요. 이것 만큼 제 인생에 꾸준한 것은 아마 존재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많이 산 인생은 아닌데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유명한 철학자였으면 좋을 법한 문구가 떠올랐어요. 어느날 산책하다가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만큼 배신감도 크다"


 그래서 저는 사람에게 의지하는 법을 지웠습니다. 가급적이면 의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게 더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욕심도 없어지고요. 섭섭함도 사라지고요. 무엇보다 머리가 명쾌해집니다. 


 너무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오늘은 두서가 없네요. 너무 많이 썼어요. 하루키는 하루에 4000자 정도만 쓴다고 했는데, 저도 그 부분이 뭔지 조금은 이해가 갈 정도가 된 걸까요. 욕심을 내면 이렇게 방향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것 같네요. 어쨌거나 글감을 조금 아껴야겠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더 재밌게 쓰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저처럼 오락가락하나요. 알려주세요. 지금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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