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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Mar 29. 2021

다갖추자의 주방마감

210329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고

절제된 소유를 추구하는 사람도 아니다.


난 '다갖춤'을 추구하는 '다갖추자'이기 때문에

항상 살림살이가 너저분하다.


한때는 미니멀을 동경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동경일 뿐.

나는 그 무엇도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택한 작은 만족이 주방마감이다.


미니멀리스트들의 주방은 늘 아무것도 없다.

나는 아니다.

마감을 해도 너저분함이 그대로 묻어나지만

나름 최선으로 주방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빤닥하게 물기까지 닦고 나면

괜스레 속이 후련하고 내 어깨도 으쓱으쓱한다.


잘했어~ 참 잘했어.

나도 모르마음이 나를 칭찬한다.


신기하게 주방을 이렇게 해두고 나면

아까운 마음에 야식을 안먹게 된다.

마감 이후 주전부리를 자제하고 더럽히고 싶지 않아한다.


별것 아닌데..

덕분에 작년 12월부터 야식을 끊게 되었다.

그리고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며 밤을 보내게 되었다.


'다갖추자'가 취하는 미니멀리스트들의 조각.


210329의 저녁.

아이는 아빠랑 목욕하고 나는 주방마감하고

혼자 신나서..


※ 미묘한 의미는 좀 다를 수 있다.

     맥시멀리스트 미니멀리스트에 걸맞는 말은 없을까?

     그래서 생각한

     다갖추자

    '다 갖추고 사는 것을 추구하는 자'정도의 의미

     덜갖추자

      그 반대의미


뭐 더 쌈빡한 단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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