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느낌..?
지난 2015년 11월부터 시작한 코이카 본부에서의 4개월 인턴생활을 마치고, 2016년 3월 4일, 코이카 페루 해외사무소로 파견되었다.
코이카 ODA 청년인턴의 역할은 성남에 위치한 코이카 본부에서 각 팀에 배치되어 4개월 동안 각종 사무, 행정 업무를 익히고, 프로젝트 및 ODA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개발도상국에 있는 코이카 해외사무소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 후, 해외 사무소에 8개월 동안 파견되어 우리나라가 현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원조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코이카 본부는 성남에 위치하고 있어서 교통편이 좋지 않다. 그래서 4개월 동안 성남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힘들었다. 다른 동기들을 보면 4개월 동안 단기로 자취할 집을 구하기가 어려워 친척집에서 지내거나, 인턴 급여로 매달 나오는 세전 120만원의 월급에서 반을 고시텔 비용으로 감내하면서 까지 본부 근처에서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잠실, 광화문, 강남, 압구정 쪽으로 가는 통근 버스가 있었다는 점이다. 통근버스가 없었더라면, 배차간격이 40-50분이나 되는 버스를 타고 통근을 하며 정말 고생했었을 것이다.
페루에 온지 보름 밖에 되지 않아, 아직 적응 중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느낀 페루와 페루 사람들에 대한 느낌은 그리 좋지 않다. 많은 기대를 하고 온 탓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사무소에서 새로 인턴들이 들어오면 집을 구해주는데, 보통 인턴들끼리 공동임차하기 때문에 안전한 지역에 있는 집을 물색하여 연결해준다. 그리고 계약하면서 집 안 가재도구 등의 확인은 직접 살아야하는 인턴들이 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데.. 이때 꼭! 천천히, 꼼꼼하게 다 작동이 잘 되는지 한번 씩 확인해 보아야 한다. 우리 집의 경우, 처음엔 세탁기에서 자꾸 더러운 물이 나와서 항의를 했었는데 중개인과 집주인이 오래 사용하지 않아 그런 것이니 몇 번 사용해보면 괜찮아 진다고 했었다. 그러나 2-3일도 되지 않아 세탁기에서 물이 새어 부엌과 중간 거실까지 다 흥건하게 젖어버렸다. 그래서 중개인이 기술자와 함께 방문하여 고쳐주었는데, 다음 날 또 다시 고장이 나는 등.. 일주일 동안 세탁을 하지 못했다. 그 밖에도 인터넷 설치 등 다른 경험들로 인해서 나에겐 “페루 사람 = 말만 잘하는 책임감 없고 이기적인 사람” 이라는 인식이 박혔다.
또한, 신기한 점은 횡단보도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교통체증이 심하고, 운전자들이 대부분 거칠게 운전하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택시나 버스 등 차에서 내릴 때도 항상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내려야한다. 그리고 앞 차가 탑승자 하차를 위한 잠시 정차하면, 2초도 안되어 뒤쪽의 차들이 빵빵 경적소리를 내기 시작하는데, 소음 때문에 신경질이 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정말 익숙해지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페루 사무소에도 통근 차량이 있다는 것이다. 원래 우리 집이 있는 San Isidro에서 사무소까지는 차로 20분 정도 거리이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평균 40분 정도는 소요되는데, 리마에서는 버스에서 소매치기 당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도둑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출퇴근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8개월 동안, 11월까지 많이 배우고, 큰 사고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차조심, 강도조심, 음식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