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크런키 러너의 러닝 주간지 [11월 2주 차 러닝]
일체유심조
"세상 모든 일체를 오직 마음이 만든다"라는 뜻이다. 해골물을 마신 일화로 유명한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불교의 사상이라고 한다. 원효가 34세가 되던 해 당나라 유학을 떠나는데 길을 걷다 날이 저물어 어느 동굴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고 목이 말라 물을 찾다가 바가지에 있는 물을 아주 맛있게 마셨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그 바가지는 해골이었고 물은 고인 물이었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에 따라 어제와 오늘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러닝을 하기 전에 속으로 '일체유심조',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고 달리기를 시작한다. '나는 오늘 10km를 뛸 수 있다'라고 마음을 먹고 뛰면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도, 걷고 뛰기를 반복하더라도 거리를 채우게 된다.
처음부터 이런 마음을 갖고 뛴 건 아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면 '그래 이 정도면 됐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 내 신체가 버텨줄 만한 선까지만 운동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을 믿는 마음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덜 힘들어도 기존에 뛰었던 거리만 유지했었다. 5km 뛰던 내가 10km는 불가능할 거라고 속단했다.
자신의 한계치까지 도달해보려는 이유는 거기가 끝이 아니고, 거기서부터가 내 시작선이라고 마음을 먹어야 한다. 헬스 하는 분들이 왜 1rm(one-repetition maximum)를 측정하겠는가. 자신의 현재 한계점을 인지하고 그걸 뚫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기 위해서 측정하는 것이다.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분들, 할 수 있다. 퇴근하고 또는 자신의 일을 마치고 운동복, 운동화로 갈아입고 나갈 수 있다. 나가서 3km든 5km든 뛸 수 있다.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뛴다는 행위에 목적을 두고 할 수 있음을 보이자. 달리기를 이미 잘하는 분들, 할 수 있다. 좀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