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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삶 Sep 26. 2015

"시간도 결국 사람이 정한 것 일 뿐이니까."

바다를 유난히 좋아하던 내

처음으로 무르익은 가을을 맞아

색 다른 풍경을 보기 위해 떠난 여.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에

다시 내가 묵을 민박까지 가는 버스를 타려,

한참을 저녁까지 기다려야 했다.


"아주머니 좀 늦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일부러 일찍 출발했지만,

도착한 곳에 교통편이 없을 것을 예상하지 못

덕분에 몇 시간을 정류장 근처에서 혼자 소소한 여행을 할 수 있었.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조금 씩 내리는 비 때문에,

마침 준비해간 수건으로 감싸 들고 다녔던 카메라.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인파

사람 없는 곳을 찾아다니,


우연히 아무도 없는 작은 계곡을 만나

혼자 시간을 보내

나는 저녁이 될 때쯤 돌아왔다.

 

- copyright 김작-


"곧 버스 타고 갈게요."


흐린 하늘이

시간이  흐를수록 진하게 변해가던 저


정류장에서 산 김밥과 컵라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채우

버스에 올라탄  기억.


어두운 산의 작은 언덕을 넘

시골길에 만들어진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인적 없는 민박 앞에 내린.


"저녁 안 먹었지?"


손수 만든 반찬과 밥을

상에 차려주시는 아주머.


거실에 앉아 밥을 먹으며

벽을 올려다 봤을 때

오래 된 영화 속에 나왔던

산 속 깊은 저수지 위의 고목.


"오래전 여름에 찍힌 거야. 전문 작가 분이 찍어주셨어."


산 속에 있다고 믿기 힘든 풍


물 위에서 자라난 듯한 고목

여름에 걸 맞는 초록색과

산 속 깊이 들어오는 햇볕이 지나가는 나무 사이사이.


'나도 내일이면 저런 걸 볼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방안에서 짧은 단 잠을 청했다.


3시간 정도 잤을

새벽  4시쯤,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

아무도 없는 캄캄한 시골길이 무서워

잠시 민박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다 무작정 앞을 향해

저수지가 있는 산까지 계속 달렸던 기억.


산 입구에 도착했을

어떻게 저 안을 들어갈까 고민하던 찰나

마침 랜턴을 가져온 사람.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산 속을 낯 선 이들과 함께 들어가

마음속으로 조금은 신기했.


"아마 오늘은 사람이 없을 거예요."


날씨가 흐려 원하는 풍경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

한 아저씨의 말.


그렇게 저수지에 도달해

해가 산 속을 비추길 계속해서 기다리자

뿌연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 뭐 어때. 이렇게 예쁜데.'


어떤 모습이

각자의 색이 있듯

아름다운 단풍과 나무들이 내 눈을 사로잡.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민박 집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과

지도를 번갈아가 보며 계속 고민하면서도

쉽게 그 곳을 떠나지 못했.


"이번에 가면 언제 돌아오겠어." 


마지막 그 곳을 떠나려고 조금 씩 나오면서도

난 그렇게 계속 제자리를 맴돌았다.


- copyright 김작-


버스를 타기에

시간이 많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오히려 마음이 조금 놓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어둠 속에서 놓친 산길 풍경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천천히 내려가던 즐거.


- copyright 김작-


민박집에 들르

점심 밥상을 손수 차려 주시면

곧 마지막 버스가 올 거라는 주인 아저.


"아저씨, 저 걸어가려고요."


그렇게 뒤는 생각하지 않

지도에 나온 또 다른 계곡으로 향했.


비록 일정에는 없던 곳이지

그렇게 아무도 없는 계곡이 보고 싶어서 향.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 copyright 김작-


아무도 찾지 않는 계곡에서

조용히 물소리를 들으

홀로 긴 시간을 보냈던 기.


그냥 돌아갔더라

후회했을 것 같아

나는 마음속으로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계곡을 나와

버스가 이미 지나간 길을 따라

한 참을 걸었다.


땀에 절은 옷

카메라 가방

삼각

옷이 들은 커다란 배.


얼마나 걸었을

30 분쯤 가자 언덕 중턱에 있는 한 집에

마당에 일하고 있는 어떤 아저씨의 모습.


"이리 와서 사과 하나 먹어라."


서울로 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는 나의 질문

그렇게 대답하면서

방금 가져온 사과를 건네는 아저.


그리고는 집 앞 길가를 가리키

지나가는 트럭들이 많으니 아무거나 타면 된다 하시.


정말 마술처

5분 만에 지나가는 트럭을 향해 손을 뻗

거기에 올라 함께 언덕을 넘으며

처음 보는 이와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기.


나무가 세월이 흘러 많이 변했어요.


차 안에서 저수지 위에 나무 이야기를 하다

이미 많이 변해버린 고목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씀하시.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친구와의 대.


"우리도 이제 20대 후반이구나."


시간이 흘러감을 안타까워하는 친구에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던 .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보며

그럼 나이 드는 것이 좋냐는 친구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던 기억.


"시간도 결국 사람이 정한 것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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