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특히 밤에 혼자 잘 때 목맴 현장을 봤던 그 상황이 떠오른다. 우려했던 대로 병원에 정돈된 채로 누워서 돌아가신 분이랑, 그런 방법으로 돌아가신 분이랑은 차원이 다른 거였다.
처음 맞닥뜨렸을 때, 속으로 당황은 했지만 몸은 주춤하지 않았던 거 같다. 소위 말하는 당근복을 입어서 그런가. 겁 많고 멘털 약한 나도 그 상황에서는 뭐라도 하게 되더라.
그리고 비록 돌아가신 분이지만, 그분의 존엄을 최대한 지키며 절차를 밟는 선배 구급대원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주임님이랑 팀장님은 그런 장면을 보고 보다 보면 무뎌지고 버텨지는 거라고 한다. 역시 뼛속부터 소방관이다. 그러니 그 정도 위치에 오르지. 나는 아직 모르겠고 또 모르겠다.
소방학교에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주황색 옷을 입으면 다 똑같은 소방관으로 본다. 네가 신규인지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는다.”였다.
다 맞는 말인데, 내 마음 상태는 이무진의 신호등이다. 그저 갈팡질팡이다. 나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아직도 나는 나 자신이 물음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