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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할 때 눈물부터 나오는 사람이 싫다

그게 나다.

그래서 이런 나 자신이 싫다.

싫다 못해 혐오스럽다.

나는 왜 이럴까?


억울하고 불합리하다 싶으면 조리 있게 말을 해야 하는데 눈물부터 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멘털이 약하다.

연습해야 된다.

고치면 된다.


이러는데 내가 고칠 수 있었으면 진작에 고쳤다.

누구보다 이런 걸 싫어하는 사람이 아이러니하게도 나 자신인걸 사람들은 모르겠지. 알아도 이해가 안 갈 거고.




간호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그리고 내가 처한 지금 이 상황을 되돌아본다.


불합리라는 건 상위계급이 하위계급에게 흔히들 자행하는 행태다. 신입인 내가 쉽사리 이렇다 저렇다 말을 못 꺼 ‘냈’고, 지금도 못 꺼 ‘낸’다.


까라면 까야 되는 게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거다. 하지만 무력한 나는 살아남기 위해 그런 시스템에 순응하려 하면서도 마음속에 있는 반골기질을 어떻게 관리를 못하겠다.


이런 성격을 극혐 하는 사람이 많은 걸 안다.

특히 소방학교에서 많이 느꼈다.




현직에 있는 나는,

지난 소방학교 시절의 공문을 봤다.


내가 전체에서 구급 점수가 6등이었다.

인원이 100명이 넘었으니 그래도 그 정도면 잘한 거였다.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는 거다. 못했다고 생각하면 님들 맘대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변명을 하자면, 그때의 나는 주눅 들어서 고개도 못 들고 살았다. 기세가 꺾이다 못해 바닥을 쳤는데 이 정도면 선빵친 게 아닌가? 아님 말고.


조금은 자신감을 가지면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미 부질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나마 이건 수치로 증명된 거라 이렇게라도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게 가능하다.


생각해보면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했을까? 이런 나 자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손해를 봤을까? 울컥하고 슬퍼진다.


누구 탓도 못한다.

다 내 탓이오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게 난데.


이곳은 사이버 공간이라 방구석 일진처럼 어쩌라고가 가능하다. (물론 많이 조심해야 한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쩌라고가 안되니까 미쳐 돌아버리는 거다.


한 가지 방안이 있긴 하다. 원래 이 사람은 이렇구나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상쇄가 된다. 국룰이다.


하지만 나는 친한 사람도 없고, 글러먹은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다. 사회는 누군가를 배려해 주는 여유가 없는 곳이니까. 아니, 그냥 내가 싫은 거일 수도 있고.


내가 남자라면 담배 피우면서 사람들이랑 친분을 쌓았을 텐데. 나는 담배도 안 피우니 상사랑 담타를 가질 일이 없다.


그런데 외래 다녔을 때는 여자 간호조무사들 몇몇은 담배도 피웠다. 나보다 늦게 입사한 간호사도 이들이랑 담타를 가지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여자라서 담배를 안 피워서 친분을 못 쌓았다는 논리도 변명이고 알량한 자기 위로일 뿐이다.




https://m.jungto.org/pomnyun/view/83423

나 같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갑다.

난 내 인생 살면서 나밖에 못 봤는데.


법륜스님께서 해결책을 내주셨다.

현자의 말이니 읽고 납득을 해봐야지.


세상 참 좋아졌다.

내가 어렵게 안 물어도 조금만 뚝딱거리면 양질의 정보가 나오니까.


좀 진정을 해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봐야겠다.


옛날에도 비슷한 글을 썼지만,  마음 약한 내가 이걸 극복하고 여기서 버티면 그거도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거니까 해볼 때까진 해보는 거다. 조금만 당당해지자. 쉽진 않더라도.


나 자신 파이팅이다!!

(우울로 점철된 글이지만 결론만 좋으면 된다. 이게 내 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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