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0월 26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꽤 긴 시간 동안 '퓨처 오브 비즈니스: 커뮤니티 편(Future of Business : Community)'이 선릉 디캠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위즈덤 2.0 코리아 준비 등으로 바쁜 주말이었는데, 주제가 비즈니스의 미래 x 커뮤니티라니,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지요. 제가 시작한 사업인 소셜커뮤니티랩이 향해 갈 미래를 이곳에서 조금은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일찍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행사는 영어로 진행되며, 한국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는데, 가끔은 한국어도 들을 수 있었어요. 케이스 스토리와 4번째 세션 중 한 번의 발표는 한국어를 영어로 순차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거든요.(통역이 참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인데, 통역자님 감사합니다!) 위 스케줄표에 있다시피, 세션은 <1. 새로운 자본> <2.거버넌스> <3. 탈중앙화> <케이스 스토리> <4. 임팩트>라는 주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제가 흥미로웠던 케이스 스토리와 임팩트 발표의 내용을 여러분께 조금 소개합니다.
케이스 스토리 발표였던, 순성민 님이 시작한 <우물가>는 엄마들에게 행복을 주는 놀이터이자 웃음터로 시작되어, 경기도 광주의 양벌리라는 동네에서 새로운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웃의 1년차 엄마들과 함께 제대로 차려진 밥을 먹는 일부터, 동네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을 팔고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중고장터까지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되었고, 1천 명이 넘는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곳 우물가는 월드비전에서 진행한 오가닉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소개되기도 하였네요.
> 우물가 커뮤니티 블로그 - https://blog.naver.com/cello0725
> 월드비전의 오가닉 네트워크 발표 요약글(by SUMMER 님) - https://brunch.co.kr/@missingmay/152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의 주제와 가장 어울린다 생각했던 임팩트 세션의 발표입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회사의 미션으로 하고, 공동으로 투자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일하고 수익의 일정 금액을 회사에 납부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신뢰 공동체에 가까운) 회사인 Enspiral에 대한 소개를 들었는데요.
거의 모든 회사들이 하게 되는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라는 질문을 '누가 우리의 커뮤니티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생각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새로운 관점이었고 흥미로웠습니다. 이것을 느낌적으로는 알고 있던 것이라고 해도, 언어로 정확히 표현되면서 조금 더 힘을 갖는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방식에서도 '어떻게 커뮤니티를 조직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커뮤니티를 기억하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접근하는 것이 신선한 관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도 여러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상황에 있는데, 내가 커뮤니티를 조직한다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혹은 나를 포함한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어떻게 우리의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며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면 이전과는 다른 선택과 행동들이 나올 듯합니다.
맛있는 저녁까지 (무료로!) 제공되며 비즈니스의 미래, 커뮤니티 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행사 시작 전 옆에 앉은 두 분에게 말을 걸어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쉬는 시간 또 새로운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각자 밥을 먹고 계시던 새로운) 두 분과 함께 셋이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주최하신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SNS 친구 신청을 드리고 명함을 주고 받기도 하였구요^^)
이런 행사에 혼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마음으로, 모르는 이에게 말을 거는 일은 상대방을 방해할까봐 혹은 말 걸기가 어색하여 홀로 (외롭게) 강연을 듣고 식사를 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든 인사를 하고 '어떤 동기로 이곳에 오시게 되었는지'와 같은 공통의 화제로 말을 걸면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꺼냅니다. 이렇게 연결된 사람들은 행사에서 조금 더 새로운 정보들을 얻고 풍부한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되니 서로에게 좋은 일이네요.
제가 최근 시작한 소셜커뮤니티랩을 통해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는 이와 같은 열린 교류의 문화를 만들고, 소통의 장치들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다른 사람들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공유하는 일입니다. 요즘 읽고 있는 신간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프리야 파커 저, 2019, 원더박스)이라는 책에 모임 혹은 커뮤니티에 관한 다양한 장치와 중요한 요소들이 매우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커뮤니티 만들기 or 사업에 관심이 있는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드리고 있구요. 커뮤니티에 대한 궁금함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있다면 역시 일독을 추천드립니다.
끝으로, 비즈니스의 미래를 주최하신 CAN 과 WEAVE 라는 곳이 궁금했는데, 이번이 시리즈의 첫 회라고 하니까 앞으로 다른 주제의 퓨처 오브 비즈니스 이벤트가 열린다면 찾아가서 물어봐야지 싶습니다. 유익하고 멋진 행사 준비하고 진행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정성껏 차려주신 간식과 음식들 감동적이었어요!) 그럼 또 뵙겠습니다. ^ ^ - 소셜커뮤니티랩 강민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