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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employment Apr 09. 2020

운명에 따르는 삶

어떤 삶을 선택하게 되는 것도 결국 운명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말하는 운명은 사주팔자, 타로점과는 다르다. 유명하다는 점집에 다녀봤지만 내 미래를 맞추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그래서 믿고 싶은 거만 골라 믿는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운명은 점집에서 말해주듯'몇 년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거야'라는 선명하고 구체적인 그림이 아닌 큰 흐름 속에 있다.


어쩌면 현재 내가 가진 모든 것 그리고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이 운명으로 얽혀 이미 결정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한낱 인간의 몸을 한 나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운명을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운명으로 결정지어져 있는 삶에 열심히가 무슨 소용이냐고 하겠지만 이상하게 내 미래가 어떤 운명에 따른 것이라고 믿게 된 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나의 몫으로 남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운명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혹은 주어진 운명, 다가올 미래를 맞이할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그리고 그 미래에서 다음 스텝의 운명, 미래나 기회를 더 잘 그려나갈 수 있도록. 운명에 내 몸을 맡긴다는 다짐은 사실 내가 운명을 따르겠다는 다짐인 동시에 내 운명을 스스로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운명이 우리가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몇 년 뒤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이야'라는 것이라기보다 큰 흐름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매우 큰 흐름, 변곡점을 만들어낼 뿐, 그 운명이 준 선택지 안에서 고르는 것은 나의 몫이다. 운명이 준 선택지 안에서 보다 내게 꼭 맞는 선택, 앞으로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운명은 선과 악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는 내 몫이 되는 것이다.


무슨 도인 같은 소리인가 아리송하겠지만 운명에 나를 맡긴다는 소리가 결코 될 대로 돼라-식의 무책임한 삶의 태도가 아님을, 그 속에 강력한 힘의 염원, 내 에너지가 뭉쳐져 있음을 이제 대충 알았다. 조금 더 글을 잘 쓰게 된다면, 혹은 이 생각을 좀 더 정리해서 구체화할 수 있을 때는 꼭 다시 이 주제로 글을 쓰겠다. 지금은 어렴풋이, 대충 안갯속에서 이 의미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평생 달님과 별님만 모셔오며 특정 종교도 없는 내가 운명론은 믿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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