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지칭하는 그 한 음절.
당신을 지칭하는 '너'라는 한 음절에
나는 밑도 끝도 알 수 없는 혼란함에 휩싸이곤 해.
잘 모르겠어, 왜 일까 생각을 해보지만
이 세상에서 당신에게만 주어진 당신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낼때만큼이나
나는 끝 없는 울렁거림에 시달리곤해.
너는 항상 그렇게 날 혼란스럽게 만들었어.
아침 햇살에 눈을 떴을 때도,
밥을 먹다 문득 느껴지는 기시감에 고개를 들었을 때에도,
나는 매순간마다 내 생각의 그림자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당신의 그림자 때문에
매일이 혼란스러웠어.
나는 나 스스로도 나를 정의할 수 없고,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을 정도로
틀에 나를 가둘 수 없는데
그런 나를 당신은 끝없이 흔들고
모든 것의 밑바닥에 다다라서야
나를 구하기 위해 온 구조자처럼
깊은 심연에서 나를 끌어올리지.
당신이 주는 혼란스러움으로
나는 매일 매일이 힘들고
당신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힘들어.
당신의 목소릴 듣고 싶지만 귀를 막고
당신의 해사한 얼굴을 보고싶지만
당신 앞에서 두 눈을 감아버리지.
나를 혼란스럽게 해도 괜찮아.
매일 나를 지치게 만들고 울려도 좋아.
나를 끊임 없이 혼란스럽게 해줘.
당신 안에서의 나를,
당신에게서만 온전한 나를
끊임 없이 혼란스럽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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