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7. 22 스여일삶 뉴스레터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7월에 드리는 네 번째 인사입니다. 시간이 참 빠르죠? 저는 이번 주에 '기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일주일을 보냈어요. 그 이유를 조금 더 설명드리자면... (갑자기 우주 사진이 나와서 뜬금없긴 하지만..) 이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우주로 보낸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이 찍은 사진들의 설명을 듣다가 그랬거든요.
사진에 있는 별들은 '용골자리 성운'이라고 한대요. 그런데 이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져 있다고 하네요. 7,600억 km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그 거리가 상상이 안 되는데 7,600광년이나 멀리 있다고?! 도저히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찾아보니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약 40만 km, 지구와 화성은 5600만 km라고 해요. 빛은 1초에 30만 km로 날아갈 수 있는데, 그 기준이라면 지구에서 달까지는 1.3광초, 화성은 187광초 떨어져 있는 거래요. (문송이인 저는 여기서부터 머리가 아프더라고요ㅎㅎ) 그런데 용골자리 성운은 7,600 광초도 - 광분도- 광시도 아닌.. 7,600 광년이 떨어져 있는 거죠.
이런 설명들을 듣다 보니, 인간이 생각해낸 '시간'과 '거리' 같은 개념은 기준이 정말 중요하구나- 새삼 느꼈어요. '지금으로부터 1시간 뒤', '2020년을 기준으로 5년 뒤' 등 우리는 많은 약속과 계획을 세울 때도 늘 기준점을 잡고요, '서울로부터 100km', '우리 집으로부터 30분 거리'처럼 이동을 할 때도 기준점을 세워놓고 '멀다, 가깝다' 체감하죠.
며칠 전에 대학생 친구들이 인터뷰 요청을 해서 응했는데요, 질문 중 하나가 창업을 하고 나서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냐, 어떻게 극복했냐- 그런 내용이었어요. 저는 '늘 힘들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어요. "늘 힘들고, 늘 새롭게 그 힘듦이 갱신된다." 그런 이야기가 저절로 나왔어요.
그러면서 덧붙였던 게 '늘 힘든데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이유는, 힘든 걸 기준점으로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즉, 계획했던 대로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이 되고, 돈도 사람도 고민되는 일 하나 없이 술술 풀리고... 그런 걸 디폴트 값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힘들 수 있다,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라고 생각을 해버리니까 오히려 견딜만하더라는 얘길 하고 싶었죠.
제 이야기는 조금 극단적일 수 있지만 이렇게 기준점을 잡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할 때에도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지금 우리 팀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게 왜 문제냐, 어떻게 해결할 거냐를 이야기해야 할 텐데, 그때 기준부터 잡아보는 거죠.
마케팅 팀에서 봤을 때는 이런 이유로 그게 문제 같다. 개발 팀의 입장은 어느 정도까지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 같다. 디자인 팀은 언제까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요, 누구를, 얼마큼을, 언제를 기준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서 문제를 완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요, 그래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수준, 기한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이거 없이 이게 문제고, 저게 문제고, 이거 해야 하고, 저거 해야 하고...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입장 차이만 벌어지고 오히려 문제 해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려버리기도 하죠. 그래서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은 문제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잘 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해당사자 각자에게 맞는 기준점을 가지고 이야기할 줄 알고, 또 본인의 기준도 갖고 있으며 이를 종합해서 설득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참 쉽지 않죠ㅎㅎ)
구독자 님은 내 일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얼마큼을 해야 잘한다, 어떤 상황이 문제다, 누가 나보다 잘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교해 나는 이만큼 나아졌다... 등등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걸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공유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쩌면 내 기준 - 상대방의 기준을 맞춰보고 공감하는 것부터가 일을 잘하기 위한 출발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나누고 싶다면 [뉴스레터 피드백] 게시물이나 매주 월요일, 스여일삶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카드 뉴스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다른 구독자 분들과 함께 생각을 나눠보고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할게요.
그럼 구독자 님, 이번 주말도 '만족스러운 주말'의 기준에 부합하는 시간들로 꽉꽉 채우시길 바라고요, 다음 주에 또 봬요!
-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기준을 만들어가는 게 인생의 묘미라고 생각하는 지영킹 드림
이 에세이는 매주 금요일 퇴근 시간에 발행되는 스여일삶 뉴스레터에 실린 내용입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