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여일삶] 글로벌 여성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멘트리 우나리 대표님 편
국내 최대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또 각자의 직무 전문성을 살려,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창업가 분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에서 IT 서비스를 개발하며 해외로 나아가고자 하는, 혹은 이미 해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는 ‘멘트리'의 우나리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한국, 일본,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커리어 상담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우나리 대표님의 이야기, 그리고 해외 취업 /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꿀팁까지! 들어보시겠어요?
Q. 안녕하세요,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일본에서 ‘멘트리'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우나리입니다. 일본에서 쭉 살았던 것은 아니고, 한국에서 정보과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에 넘어오게 되었어요. 일본 유명 기업이 엔지니어를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고 지원을 했는데 이후 계속 일본에서 일과 삶을 이어오고 있네요.
처음에는 저도 파견 회사를 통해서 계약직으로 일했어요. 일본 대기업에서 2년 정도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고요, 3년 차 때 ‘야후 재팬'으로 이직했죠. 야후 재팬에서 14년 정도 일하면서 다양하고 멋진 경험을 했어요.
우리나라에는 ‘네이버 지식인'과 비슷한 야후 Q&A 서비스를 제로부터 만들었어요. 이후 야후 Q&A는 7,000 만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하게 되었죠. 그 외에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서 하루 3억 엔의 매출을 만든 적도 있고요.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일도 했어요. 보드 멤버로 회사 전체 경영에도 참여했었고… IT회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고 어려운 일들을 야후 재팬에서 다 해본 것 같네요.
야후 Q&A 서비스를 만들었을 때 익명의 사람들이, 아무 보상도 없이 서로를 전혀 모르는데도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꿈이 생겼어요. “평생 IT 서비스를 만들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다음 커리어를 고민할 때도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 어딜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창업밖에 답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창업을 하게 됐고 벌써 4년차를 맞이했네요. 4년 동안 원없이 서비스를 만들며 즐겁게 살고 있어요.
Q. 그렇게 만들게 된 서비스 중 하나가 ‘멘트리'인 건가요?
A. 네, 멘트리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게 된 서비스에요. 해외로 취업을 하거나 해외에서 커리어를 성장시키고 싶은 분들이 타겟이고요, 그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쉽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서비스죠.
일반적인 취업을 위한 교육 서비스와는 다르게 멘토들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멘티들과 함께 고민을 해주고요, 그걸 바탕으로 멘티들이 현재 처해있는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더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코칭을 해준다고 봐주시면 돼요. 커리어는 평생 고민이라, 멘토도 멘토링을 받을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의 커리어는 항상 현재 진행형이니까요.
저는 멘트리를 통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가 구축되었으면 좋겠어요. 멘트리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그 네트워크 중 일원이 되는 거죠. 처음엔 멘티로 들어왔다가도 취업이 되면 멘토로도 활동을 할 수도 있고요. 그렇게 해외에서 멋지게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 한국인들을 모두 멘토로 만들고 싶습니다.
멘트리 서비스가 만들어진건 2022년 6월 22일, 얼마 안 됐어요. 아직 트래픽은 미미하지만요, 멘토 네트워크를 잘 만드는 것이 초반에 급성장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좋은 분들을 멘토로 모시는 일, 그분들의 커리어가 더 눈에 잘 띄도록 인터뷰로 보여주는 일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Q. 야후 Q&A 를 만들었던 경험이 녹아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양한 주제 중 ‘해외 취업/커리어와 관련된 멘토링 서비스' 쪽을 선택하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6년 전에 ‘K-meetup’이라는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운영해왔어요. 저도 일본에서 오래 일하기도 했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하다보니 그렇게 만나게 된 분들과 의기투합해서 커뮤니티를 만들었죠. 코로나 전에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으로 모이면서 다양한 분야 /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듣는 사람들보다 이야기를 하는 연사 분들이 더 좋아하시는거예요. 자신의 경험을 듣고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요. 해외에서 연고도 없이 일하고 정착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 ‘그동안 잘 살아왔구나'라는 칭찬과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피드백을 들으면서 좀 더 많은 분들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저는 서비스를 만들 때 가장 신나거든요. 이런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하니까 함께 만들어보자는 분들이 또 모이더라고요. 그래서 ‘멘트리'를 만들게 된 거예요.
Q. 현재는 어떤 분들이 ‘멘트리'를 많이 사용하고 계신가요?
A.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모두 멘티가 될 수 있어요. 진짜 한 번 믿고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좋은 분들을 커리어 멘토로 모셔놨어요. 좋은 멘토를 만날 수 있는 가장 쉬운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멘토링 신청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현재 있는 멘토 분들은 디자이너, 엔지니어, 사업개발, 컨설팅, 영업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고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글로벌 대기업에서 근무하시는 분부터, 건실한 중소기업 & 급성장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시는 등 회사의 종류도 다양해요.
제가 IT 베이스이다보니 이 쪽 분들이 확실히 많은데, 앞으로 더 다양한 영역 & 직군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에요. (혹시 멘토로 활동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환영해요!)
Q. 멘트리 홈페이지에서 보면 멘토 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보여주시던데, 어떤 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해요. 멘토 섭외는 저희 운영진들이 하고요, 멘토가 확정되면 인터뷰어 분들과 연결을 해드려요. 인터뷰어는 멘토 분들과 일정 조정을 하신 뒤에 인터뷰를 진행하시고, 글 형태로 정리해주시면 멘토 분이 확인을 한 번 해주세요. 그리고 사진이나 프로필에 필요한 내용을 받아 멘트리 쪽에서 정리한 후 멘토 정보를 오픈해요.
이번에 스여일삶과 제휴 해서 컨텐츠를 함께 만들어보려고 해요. 해외 취업이나 생활에 관심 있으신 스여일삶 멤버 분들 중에 멘토 분들과 직접 만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해외일삶' 에디터로 지원해보시면 어떨까요?
한 달에 1-2분 정도 멘트리의 멘토 분들을 연결해드리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 가까이서 듣고 인터뷰로 만들어주시면 돼요. 인터뷰 분량도 A4 기준 3장 내외로 부담 없고,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원하는 장소에서 활동하실 수 있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
>> https://forms.gle/Mr8LxGLanjgmWwy67
Q. 이번에는 해외 취업에 관련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면 어떨까 싶어요. 일본과 한국의 취업 시장은 어떤 차이점들이 있나요?
A. 채용 과정은 일본과 한국이 비슷하고요, 다만 스펙과 전문성에 대해서는 일본이 더 관대한 편 같아요. 일본은 채용을 한 뒤 교육 과정을 거치고, 그 다음에 일을 시키는 문화여서요, 전공과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싶거나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고 싶은 경우도 기회가 많아요. 한국보다 고용 시장이 안정적인 편이고, 퇴직에 대한 불안도 적은 것 같고요.
Q. 하지만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때 외국어 실력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해외 취업을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일단 해보자!’라는 마인드, 도전 정신이 가장 중요해요. 언어는 물론 그 나라의 언어를 잘 하면 메리트가 있죠. 일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전문성도 커뮤니케이션을 잘 했을 때 몇 배로 빛나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에 반해 전문성이 강한 직종 (ex. 개발 직군 등) 일 수록 해당 나라의 언어 습득에 대한 리스크는 낮아지기는 해요.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외국계 기업들은 영어를 잘 한다면 기회가 많고, 요새는 영어를 메인으로 쓰는 로컬 기업들도 있어요. 그 외에 다른 불안 요소들은 멘트리 멘토 분들께 물어보고 함께 준비한다면 충분히 해결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Q. 여성들이 해외 취업에 도전했을 때 유리한 점이나 얻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을까요?
A. ‘외국인'이라는 라벨 자체가 워낙 강력하다보니, 다른 바이어스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아요. 스펙이나 성별은 특히요. 그래서 ‘여자라서'라는 꼬리표가 붙는 불편한 상황이 훨씬 줄어들고요, 자기 하기 나름이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의 제약을 오히려 뛰어넘을 수 있달까요? 일본만 해도 출산과 육아 면에서 한국보다 훨씬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어요. 저도 아이 셋 키우면서 계속 일하는 걸요.
Q. 이야기 듣다 보니 궁금해졌는데, 스여일삶 멤버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멘트리 여성 멘토가 있다면 몇 분 소개해주세요. 해외에서 이렇게 멋지게 일과 삶을 꾸려나가는 분들이 있다! 많은 스타트업 여성 분들이 보시면 좋겠어요.
A. 관계성을 중요시 하면서 진짜 멋지게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계시는 한애리님과 일본 대기업에서 유리천장을 어떻게 부숴갈까 고군분투 하고 계시는 강소연님, 아이를 키우면서 엔지니도 아닌데 외국계 IT회사에서 마케팅 APAC총괄을 하고 계시는 원예지님 등등, 서비스 보면 아시겠지만 여성분들이 진짜 많으세요. 커리어 스토리 읽어 보시고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
Q. 앞으로 멘트리는 어떻게 확장해나가실 예정인가요?
인터뷰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앞으로 해외에서 일하는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여러가지 시너지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 멘트리에는 일본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인데, 조만간 미국 / 캐나다 / 싱가폴 / 두바이 등 여러 국가의 멘토 분들이 추가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이런 멘토 분들을 위한 멘토Day나 해외 취업과 커리어에 관한 여러 세션 & 패널 토크 등 이벤트도 준비 중이고요, 관련 컨텐츠도 계속 만들어나가려고 해요. 이후에도 스여일삶에 이런 소식들을 계속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스여일삶은 올해 슬로건으로 “BREAK THE WALL” 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스타트업 여성들이 수많은 벽 앞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응원의 한 마디 해주세요!
저는 멘토링 서비스를 만들고,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도전과 고민, 실패가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만약 실패인 것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먼저 해본 선배들은 알고 있거든요. 멘트리에서 그런 걸 이미 경험한 선배들을 계속해서 만나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 지금 눈 앞의 벽이 벽이 아니라 멋진 커리어를 위한 발판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