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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69일] 천천히, 오래

유명 작가의 글쓰기 습관


“몇 주에 한 번꼴로 그녀는 글쓰기 작업복 차림으로 자기 방에 틀어박혀 본인의 표현대로 ‘소용돌이 휘말려 들어간 듯’ 열과 성을 다해 소설을 써 내려갔다. 글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평화를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글쓰기 작업복’은 마음 내킬 때마다 펜을 쓱쓱 문질러 닦을 수 있는 검정색 양모 앞치마와 발랄한 빨간색 리본으로 장식한 같은 재질의 모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조는 행동에 돌입할 때면 머리카락을 모자 안으로 집어넣었다.”

- 루이자 메이 알코트. <작은 아씨들> 중에서     

매일 108배하고 명상하고 도덕경을 읽는 것은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위한 것입니다. 

실제로 루이자 메이 알코트는 

식사도 건너뛰고, 잠도 거의 자지 않고, 

맹렬하게 글을 썼다고 합니다.      


펜으로 글을 쓰다 보면 쥐가 나니까

왼손으로 글 쓰는 법을 익혀서

양손을 번갈아 썼습니다.     


한번 폭주하기 시작하면 

2주 동안 전속력으로 글만 써서, 

400페이지가 넘는 <작은 아씨들>을 

겨우 두 달 반 만에 완성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에만 챙이 달린 이 모자는 식구들의 호기심 어린 눈에 일종의 횃불인 셈이었다. 조가 글쓰기에 매달리는 기간에는 식들은 그저 가끔 머리를 들이밀고 관심 있게 “영감이 막 타올라, 조?”라고 묻기만 할 뿐 일정하게 거리를 유지했다. 그나마 이런 질문도 늘 던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그럴 때는 모자를 유심히 살펴 그때그때 판단을 내렸다. 예를 들어 모자가 이마 아래로 내려와 았으면 일이 잘 안 풀린다는 신호였고, 신이 날 때는 모자가 한량처럼 삐딱하게 얹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작가가 절망에 사로잡혔을 때는 모자가 완전히 벗겨진 채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럴 때면 불청객은 소리 없이 뒤로 물러났고 빨간 리본이 작가의 이마 위에서 똑바로 선 채로 까불거릴 때까지 감히 누구도 조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

- 루이자 메이 알코트. <작은 아씨들> 중에서     


조에게 모자가 있다면 

루이자 메이 알코트에게는 ‘기분 베개’가 있었습니다.      

소파에 놓인 긴 베개가 세워져 있으면 

가족들이 자유롭게 올콧에게 말을 걸 수 있지만,

베개가 옆으로 누워 있으면 

발걸음 소리도 내지 않았답니다.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는

이 기분 베개를

조와 로리의 소통 신호로

활용했습니다.    

 

2-3일 거의 잠도 못 자고 

폭풍처럼 글이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홍보영상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와 멈추면서 생각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은

장기전이고

천천히 가야 오래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쓴 카렌 블릭센은

“매일매일 조금씩 써보라. 

희망도, 절망도 느끼지 말고”

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결혼하고 아프리카로 가서 

커피 농장을 운영하는

17년 동안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들

그곳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매일 썼습니다.      


친척들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받았지만

커피 농장은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했고

남편과 이혼하고

가뭄과 메뚜기떼의 침략으로

결국 커피 농장을 포기하기까지

길고 오랜 시간 

그녀는 책과 글쓰기로 버텼다고 합니다.     


결국 그 모든 것이

<아웃 오브 아프리카>라는 대작으로

집대성된 것이죠.      


<노인과 바다>를 통해 

인간의 인내와 끈기에 대해 이야기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술과 낚시를 좋아했지만

매일 글을 썼다고 합니다.


술이나 낚시 같은 취미는

그날의 글쓰기를 마친 다음에 즐긴 거죠.     


나는 이제 이 문학적 삶에 진저리가 나기 시작했고

(그것을 문학적 삶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오늘의 작업을 거르게 된 것이 안타까웠으며

하는 일 없이 허송세월할 하루가 저물 무렵이면 

어김없이 나를 괴롭히던 그 죽음과도 같은 고독을 느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그는 스콧 피츠제럴드와 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과 술에 취해

하루종일 글을 쓰지 못하는 날이면

죽음 같은 고독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노인과 바다>     


사실, 이 작품을 쓰기 1년 전

그는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을 실패했습니다.

비평가들이 이제 헤밍웨이도 한물갔다고 했죠.   

  

한때 최고의 어부였으나

84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한

산티아고 노인은 바로 헤밍웨이 자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아

- <노인과 바다> 중에서     


나는 인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지 놈에게 보여주고 말겠어.

내가 이상한 노인이라고 

그 애한테도 말했지이제 그걸 증명해 보일 때야.”

- <노인과 바다> 중에서     


결국 85일 만에 

자기 배보다 커다란 청새치를 잡은 

산티아고 노인처럼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나는 글쓰기에 필요한 내 영감의 샘이 

절대로 마르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영감의 깊은 샘에 

아직 뭔가가 남아있을 때 글쓰기를 멈추고 

밤새 그 샘이 다시 차오르기를 기다릴 줄도 알고 있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그러니 천천히 오래 글을 쓰려면

폭풍 같은 감정이 휘몰아치더라도

좀 더 멀리 보고

매일 꾸준히 천천히 쓰겠습니다.     


참, 루이자 메이 알코트 Louisa May Alcott

1832년 11월 29일 생으로

태양별자리가 사수자리달별자리가 물병자리

그리고 동쪽별자리가 처녀자리입니다.     


불과 공기의 만남에

즉흥적인 물병자리니 

영감이 오면 그것을 받아 적기라도 하듯

미친 듯이 썼나 봅니다.     


카렌 블릭센 Karen Blixen

1885년 4월 17일 생으로

태양별자리가 양자리달별자리가 황소자리 

동쪽별자리가 처녀자리입니다.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Ernest Miller Hemingway

1899년 7월 21일 생으로

태양별자리가 게자리 달별자리가 염소자리

동쪽별자리가 처녀자리입니다.     

굳건하고 성실한 흙의 원소가 강한

카렌 블릭센과 

헤밍웨이는 매일 꾸준히 글을 썼네요. 


별자리는 글 쓰는 습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천칭자리에 쌍둥이자리 

공기가 강한 저는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글을 쓰는 경우가 많으니

휘몰아쳐서 폭풍처럼 쓰기보다

꾸준히 오래 쓰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108배 글쓰기는 

꾸준히, 매일 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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