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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그늘 Sep 14. 2023

이름, 낙화(落花)

 

나의 몸은 서서히 떨어진다

이것은 나의 추락하는 기행이자 꽃이 피는 서문

모든 것의 시작을 알릴 경종이 될 것이다


새하얀 눈 위에 애써 피워낸 꽃이 물든다

이것은 나의 흘러간 시절이자 너를 위한 편지

이는 비로소 마음이 만개했음을 알린다


떠나온 세월은 길고도 험했으나 

떨어지는 순간은 찰나였으니

그 자체로 충분히 찬란하였다


슬퍼하지 마라

이름 하나 없이 왔으나

너로 인해 이름을 얻었고, 꽃이 되었다


빨갛게 수놓아진 꽃이 너를 올려다본다

낙화(落花)

그렇게 나의 이름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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