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은 서서히 떨어진다
이것은 나의 추락하는 기행이자 꽃이 피는 서문
모든 것의 시작을 알릴 경종이 될 것이다
새하얀 눈 위에 애써 피워낸 꽃이 물든다
이것은 나의 흘러간 시절이자 너를 위한 편지
이는 비로소 마음이 만개했음을 알린다
떠나온 세월은 길고도 험했으나
떨어지는 순간은 찰나였으니
그 자체로 충분히 찬란하였다
슬퍼하지 마라
이름 하나 없이 왔으나
너로 인해 이름을 얻었고, 꽃이 되었다
빨갛게 수놓아진 꽃이 너를 올려다본다
낙화(落花)
그렇게 나의 이름이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