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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Sep 03. 2024

두 달 만의 포스팅 - 근황

1

마지막에 쓴 글을 보니 2달이나 넘었다. 그동안 블로그에 소홀히 한 것은 딱히 글감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보다 스레드(Threads)에 빠진 것도 있다. 블로그는 항상 각 잡고 적게는 1시간에서 2시간 이상 붙잡고 있어야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는데, 스레스는 트위터처럼 쉽게 언제든지 생각나는 내용을 적을 수 있어서 조금 더 손이 가게 된다. 반응이나 답글도 블로그보다는 더 활발하다. 게다가 요즘 블로그는 죄다 광고 투성이라 내가 구독하는 몇몇 블로거 빼고는 딱히 보고 싶은 콘텐츠가 없는 것도 있다.


2

여전히 잘 살고 있다. 현재하고 있는 업무는 1년이 지나서 그런지 손에 꽤 익었지만, 조금씩 새로운 것도 배우고 있어서 업무적으로는 불만이 없다. 다만 올해 초부터 주 3회 출근정책이 시작되어 그게 불만이어서 집 근처에 있는 다른 기관에 지원해서 인터뷰까지 봤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 보면 그다음 단계로 진행되진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을 놨다. 게다가 조만간 주 2회 출근으로 정책이 다시 바뀔 것 같아서 당분간은 이직에 대한 욕구가 그다지 강렬하진 않을 것 같다.


사실 출퇴근이 유일한 불만은 아니고, 현재 하는 업무는 워낙 지나치게 전문화된 분야라서 커리어 발전 가능성이 제한될까 봐 불안하다. 내가 하고 있는 분야는 국가계약법(federal acquisition law) 중에서도 한국 법으로 따지면, 부정당업자제재(suspension and debarment)이라고 하는, 방대한 연방 조달규정(Federal Acquisition Regulation)에서도 하나의 세부항목을 적용하는 업무이다 보니 하면 할수록 이쪽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생기겠지만, 다른 업무로의 활용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일단 업무 환경자체는 워낙 만족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 변호사들은 전부 나이스하고, 직장 상사는 능력도 좋지만 마이크로매니징(micromanaging) 하지 않는, 이상적인 보스라서 몇 년 더 같이 일해도 괜찮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패러리걸도 업무적으로는 워낙 흠잡을 부분이 없으니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다.


3

업무 외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테니스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작년 6월에 전방십자인대 파열 후 수술을 받은 지 약 1년이 조금 넘은 시점부터 코트에 복귀할 수 있었다. 연초에 재활할 겸 잠시 피클볼로 외도(?)를 한 적이 있지만, 역시 테니스가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테니스를 즐기면서 웃고 떠들다 보니 그동안 테니스를 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느낄 수 있었다.


4

한편으로는 건강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됐다. 물론 다시 예전과 같이 큰 부상을 더 이상 겪지 않기 위함도 있지만, 저번 달부터 불혹의 나이가 되다 보니 운동과 건강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식단은 저탄고지, 운동은 웨이트와 유산소를 병행하고 있다. 내 생전 처음으로 먹은 음식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일주일에 3번 웨이트(2번은 PT), 주 3일 수영, 주 3회 테니스를 시행하고 있다.


5

와이프는 최근에 한국 여행을 갔다. 덕분에 나는 한동안 혼자 지내는 삶에 적응해야 한다. 로스쿨 3년 유학 시절을 제외하곤 결혼 이후 8년 만에 꽤 오랜 기간을 혼자 보내게 된다. 나름 운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긴 하겠지만, 그래도 갑자기 생겨버린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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