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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희 Nov 08. 2021

[어,아.베] 자기소개 feat 코스모폴리탄

#02 트러블 메이커 아니고, '트래블 메이커'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2018년 7월호 기사 'Travel Makers'의 인터뷰로 자기소개를 대신해 봅니다. 본 기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살던 여자들이 낯선 도시로 떠났다. 자신의 삶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이것은 삶이 여행인 ‘트래블 메이커’들의 여행 일지다.'라는 전문으로 시작합니다. 3년 전 인터뷰인 만큼 지금의 달라진 이야기도 덧붙입니다. 전 세계 역사를 뒤흔든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으니까요. 


베를린으로 여행 떠난 트래블 메이커, 서다희 | 여행 잡지 기자로 세계 방방곡곡을 떠돌았다. 2016년 가을부터 베를린에 머물며 <넥스트 시티 가이드>라는 온라인 미디어를 만들었다. 원하는 도시에서 한동안 살아보고 싶은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


왜 독일, 그중에서도 베를린이었을까요? 

어학연수로 첫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후 다른 언어와 사람, 문화가 뒤섞인 외국에서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어요. 그 후로 참 희한하게 계속 독일과 인연이 닿더라고요. 독일 내 50개 도시는 돌아본 것 같은데, 만약 살게 된다면 단연 베를린이라고 생각했어요. 베를린은 전 세계 예술가나 크리에이터들이 한 번쯤 살고 싶어 하는 도시예요.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다른 대도시에 비해 물가가 싸고 다채로운 문화와 사람이 뒤섞인 매력적인 곳이에요. 매일같이 새로운 일, 재미난 행사가 벌어지죠.


머물며 느낀 베를린의 매력은 뭔가요?

굴곡진 역사가 빚어낸 베를린만의 개성이죠. 베를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지금까지도 계속 재건 중인 모던 시티예요. 분단 시절의 수도 베를린은 동서로 나뉘어, 한쪽은 서독식, 다른 쪽은 동독식 풍경을 가지고 있죠. 통일 후 서베를린에 비해 낙후된 동베를린을 부흥시키고자 전 세계의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 작업 공간을 내줬어요. 그러면서 창조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도시가 됐죠. 찬란한 문화 유적보다 그라피티가 그려진 공장 건물이, 미슐랭 레스토랑보다는 스트리트 푸드가, 예술적으로 조성된 왕가의 정원보다 히틀러의 벙커와 소비에트 스타일의 동상, 숨어 있는 야생의 숲이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이죠. 


베를린에서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2018) 보통 월~금요일은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넥스트 시티 가이드> 및 한국 미디어에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요. 평일에 행사가 있으면 참석하고 아니면 집 옆의 공원이나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죠. 주말엔 카메라를 챙겨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떠나요. 요즘 베를린 날씨가 너무 좋아 친구들과 함께 호수에 가서 수영을 하거나 피크닉을 하는 게 가장 즐거워요.


(2021) 변함없이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넥스트 시티 가이드> 뿐만 아니라 독일 본격 밥벌이 플랫폼 <독밥>의 파운더로도 활동 중이죠.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꽤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본업이 '여행'이라고 할 만큼 여행 콘텐츠를 제작할 일이 많았는데 해외여행을 멈춰버렸잖아요. 대신 해외 취재를 떠나지 못한 방송사의 현지 소식, 다큐멘터리 영상 촬영 감독으로도 일하고 있죠.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 중이지만 최대한 주중 나인 투 식스의 업무시간을 지키려고 해요. 주말엔 역시나 어디로든 떠나려고 합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대신 나 홀로 홈오피스에서 일을 하고 보니 집 밖을 잘 안 나서게 되더라요.



베를린은 어떤 여행자가 여행하면 좋을까요?

메인 스트림보다는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 예술은 물론 지구 환경과 생명, 복지 등에 관심이 있는 지적인 여행자라면!


베를린에서 머물며 여행하기 좋은 특이점은요? 

독일은 물론 유럽의 유명 도시에 비해 물가가 낮아요. 물가가 낮으면 삶의 질이 높아지죠. 새로운 식당이든 미술관이든 축제든, 더 많이 도전하고 더 오래 즐길 수 있으니까. 게다가 브렉시트 이후 유럽의 중심이 독일, 그중에서도 베를린으로 옮겨오고 있으니 다양한 문화를 한곳에서 즐기기 정말 좋죠.


머무르며 여행해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요?

카메라, 자전거, 독일 기차 패스, 호기심과 오픈 마인드. 독일어를 읽을 줄만 알아도 큰 도움이 되니 읽는 법이라도 배워오는 게 좋아요. 머무는 여행의 묘미를 느끼고 싶다면 단 하루라도 꼭 베를린의 공원에 가보세요. 어떤 공원이든 상관없어요. 도시적 놀거리와 자연이 어우러진 베를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거든요. 오래 있을수록 더욱 매력적인 도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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