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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Nov 21. 2024

초밥이 가득한 풍성한 저녁식탁.

탱글 요리사의 펠트초밥 한판!


연어초밥, 새우초밥, 달걀초밥, 알초밥, 간장새우초밥 등등


요 며칠 탱글이는 어린이집에서

맛있는 초밥들을 잔뜩 만들어 온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 상자 그득하게 만들어

나타나기에, “오늘도 과식하게 생겼네요~!”

하며 선생님께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이미 두상자.

귀여운 초밥들은 처음엔 흰 폼폼이를 밥 삼아

만들어지더니, 오늘 만들어진 싱싱한 녀석들은

아무래도 흰 폼폼이가 부족했는지

휴지를 돌돌 말아 만들어 왔다.(기발한데?)


엄마에게 직접 만든 도시락을 건네며 뿌듯해하는

탱글이를 보니, 몇 년째 묵혀져 있는

펠트 조각천 모음들이 떠올랐다.


야심 차게 뭔가 작업을 해내리! 하며

조각조각임에도 제법 값을 들여 구매한

펠트조각천들은 몇 번 아이들 장난감 만들 때나

사용되고 창고 구석자리에 있었는데, 마침

탱글이와 노는데 써야겠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피아노를 다녀온 탱글이는 집에 귀가하자마자

“엄마!! 같이 초밥 만들어요~”하고

신이 나서 나를 불렀다.


‘작업을 위해 사둔 펠트천들을

그렇게 써버리면 안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고민을 했지만, 다시 마음을 바꿨다.


’그건 어차피 지금은 취미나 다름없잖아.‘

그렇게 욕심을 내려놓고 내 보물상자를 열어버렸다.


엄마가 아끼는 재료라고, 필요한 부분은 끝에서

부터 잘라서 쓰자고 이야기하니 고맙게도

천들의 귀퉁이 부분을 잘라 쓰는 탱글이.



그렇게 우린 오랜만에 둘이 나란히 앉아,

조금 엉뚱하지만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귀여운 펠트초밥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갈색 빨리 좀 줘봐유~~”하며 능청스럽게 말하는

탱글이가 왜 이리 웃기던지.

둘이서 장난치며 장난감을 만드는 그 시간이

모처럼 느리면서도 빠르게 흘러갔다.


고학년이라 바빠진 봉봉이는 아직 귀가 전이었는데,

우리 집 초밥대장 봉봉이를 생각하며 만들다 보니

어느새 그냥 봉봉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추가된 음식은 짜장면과 냉면.


만들다보니 토마토초밥, 독버섯 초밥까지 만들어졌다.


한쪽에서 내가 재료를 슥슥 잘라주면

테이프로 얼기설기 붙여 모양을 만드는 작업은

탱글이가 이어갔다. 이 정도면 꽤 든든한

작업파트너가 아닌가!


귀가한 봉봉이는 동생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냠냠 쩝쩝 맛있게 먹는 척을 해준다.

덩달아 뿌듯해하는 탱글이는 젓가락까지 챙겨 오는 열정을 보였고, 마지막엔 엉망이 됐지만

오랜만에 귀한 시간을 보냈다.


창고에서 ‘언제 빛좀 보려나..’ 하던 펠트천들은

드디어 알맞은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때마침 사진찍기 좋게 진수성찬인날 작품을 만들어 온 탱글.


그렇게 눈도 마음도 배부른 저녁시간의 완성!

(사이사이에 독버섯 초밥도 있었던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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