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있었으면
2번의 도전만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이 되었다.
2017년 즈음에 도전을 했다가 폭망하고, 잠이 안 오던 새벽에 미친 갬성을 폭주시키며 던진 글 때문에 작가로 모심을 당했다. 브런치에서 원하는 글은 ‘퍼스널 브랜딩’ 그 자체인 듯하다 - 순전히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그 개인이라는 세계를 글로 드러낸다는 게 브런치 글들의 매력이 아니던가.
세상 다시없는 관종이기는 하지만, 자랑하는 게 조금은 쑥스러운 옛날 사람인 나에게도 브런치 작가 선정 메일은 꽤나 설레는 일이어서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읽어 달라고, 몇 없는 인친들에게 광고를 했다.
오랜 짝사랑에 화답받은 것처럼, 가고 싶어 했던 회사에서 제발 와달라고 스카우트 제의 받은 것처럼, 웃음을 끊어내지 못했던 것과 달리,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아이디어나 내뱉고 싶었던 생각과 말을 글로 표출하고 나니 영 다 맘에 안 드는 거다. 게다가 오타는 왜 이리 많은지, 급한 성격이 여실히 다드러나더라.
아이디어를 글로 잘 엮어내어 나만의 문장이 빛을 낸다는 게 너무나 어렵다. 아이디어로 둥둥 떠다닐 때는 지금 당장 책 1권이라도 내도 문제없을 거 같은데, 글자 치다 보면 그 매력 넘치던 내 뇌 안의 아이디어들은 더할 나위 촌티 나고 무매력에 배터리 낭비인 것 같은 글들이 된다.
이 어려움을 친구에게 토로했더니, 김영하 작가도 초고는 쓰레기라고 했다며 위로를 해주었는데, 김영하 작가는 초고만 쓰레기지, 난 나 자신이 쓰레기인 거 같다...
브런치의 여러 작가님들 ( 순수 내 취향인 분들 )이
발행하신 글들을 읽어보면, 순수한 자기 내면의 고백인 게 많다. 매우 어른스러우며, 성숙한 자기 자신 그대로인 글들. 여기서 내가 느끼기에 매우 어른스러우며 성숙한 자기 자신이란, 매일 끊임없이 흑역사를 생성해 나가는 내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런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이 생각보다 안 써져서 고민 중인 브린이.
글도 쓰다 보면 근육이 붙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