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천원.
쪽자, 똥과자, 뽑기, 달고나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그것.
얼마 전까지만해도 3개 2천원이었는데, 이제는 무조건 1개에 천원이라고 툴툴 거리는 너.
그래도 쪽자 하나에 기분이 좋아진 너를 보면 나도 덩달이 기분이 좋아 진다.
파는 곳에 따라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다는데, 솔직히 나는 그 맛이 그 맛이더라.
너의 말에 따르면, 서면에 파는 쪽자가 제일 맛있고 그 다음은 광안리. 남포동에 파는 것도 괜찮다고.
혼자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그 쪽자를 발견하게 되면 "아, 이거 우리 아지가 좋아 하는건데." 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기웃거리게 된다. 나이 서른에 험하게 생긴 아저씨가 기웃 거릴때면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한둘씩 생기지. 그 묘한 눈빛 마저 기분 좋게 만드는 쪽자. 그건 니가 좋아 하기 때문이겠지.
너를 만나기 전에 나에게 쪽자를 파는 노점은 그저 풍경에 불과 했다. 그런데 이제는 바람결에 실려오는 달콤한 냄새에 먼저 찾게 되는 목적지가 되었다. 널 만나러 가는 길에 쪽자를 파는 곳을 보게 되면 괜히 신이 난다. 반가운 마음에 "아저씨, 이거 2개 주세요." 손에 꼭 쥐고서는 받고 좋아할 너를 상상하며 나도 들뜬다.
그렇게 좋으면 한번에 많이 사줄까 물었더니, 너무 많으면 다음을 기약하며 들뜨는 기분이 없어서 안 된단다.
질문에 내어 놓은 답변 마저 귀엽다. 들뜨는 기분이 없어서 안 된다니. 글로 그 귀여움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너의 귀여움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