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숫자의 의미
어제 하루 코로나 19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441명으로 집계됐다.
1년이 채 안 되는 동안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장마를 가장한 폭우 가운데, 춘천 의암호에서는 선박 침몰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8개월째 국내 인구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다.
방탄소년단 신곡 뮤직비디오가 최단시간 2억 뷰를 달성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590원이다.
택배 기사의 월평균 쉬는 날 수는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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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많은 숫자들이 쉴 새 없이 머릿속에 머물다 사라진다.
숫자라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는 정확한 기준이지만,
삶을 이야기할 때는 다르다. 여러 해석을 지닌 메타포가 된다.
1은 유일하며, 시작과 끝에 선다. 적고 낮은 수이지만, 높거나 앞선 것일 때도 있다.
3은 사이의 수, 다양성의 출발점이다. 균형과 불균형, 다수와 소수를 오간다.
100은 완성과 성공이다. 때론 결과를 위한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무한대의 숫자처럼 삶은 모두 다르다.
한 달 150만 원을 벌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5명을 생계를 책임지는 한 사람도 있다.
12시간을 일하고, 0.5시간을 쉬는 사람이 있고,
100만 명의 인생을 바꾸는 한 사람도 있다.
100을 잃어도 1000이 남거나,
1이 사라지면 전부를 잃는 사람도 있다.
숫자 속으로 흘러 들어간 삶은 명료하게 보인다. 금방 파악되고 판단하기도 쉽다.
하지만, 그렇게 본 모습은 오히려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적어도 삶을 말하는 수만큼은 셈하기 보다 이해해보려고 하는 이유다.
1이 100이 될 수도, 100이 하나가 될 수도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유일한 사람이지만,
하염없이 오가는 숫자들 사이에선 그저 100에 속한 불특정일 뿐인 것처럼.
누구든 1이 될 수도 100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