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orga
2017.10.22
청명한 가을.
날이 살짝 풀렸지만 여름은 아니다.
작렬하는 오후 햇살은 더이상 없다.
볕도 하늘도 맑고 곱다.
오늘은 기부제로 운영되는 노천매점도 다시 등장했다.
나귀에 짐을 싣고 가는 순례자 가족들을 봤다. 각양각색의 순례자들을 만난다.
오스트리아 집에서부터 개 한마리와 함께 시작한 아가씨. 시코쿠 순례복장으로(삿갓. 일본 전통하의와 신발) 카미노를 순례 중인 일본 청년. 프랑스 리옹에서 시작한 프랑스 아저씨. 신학생이었으나 이제 다른 길을 가는 한국청년. 소방학교 입교를 앞 둔 잘생긴 한국 청년.
모두 다른 생각과 이유로 이 길을 걷지만 목적지는 모두 Santiago de compostela. 카미노는 서로 다른 시공간이 왜곡되어 접접을 만들어내는 그런 공간이다.
코엘료가 ‘순례자’를 통해 말한 것처럼 어느 시대, 누구나, 자기만의 방법으로 걷는 길이 카미노다. 어떤 사람도 여기선 이질감도 어색함도 느낄 수 없다. 그런 길이다.
Astorga.
제법 큰 도시지만 오늘이 휴일인 터라 대성당도 문을 닫았고 레스토랑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대충 둘러 보다가 이 동네 명물이라는 Cocido Margato를 먹었다. 혼자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라 지금도 숨을 쉬기 힘들 지경이다. 소감이라면 스페인애들도 족발을 먹는 구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