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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May 05. 2022

여행을 원해

진짜 욕망은

어디로 어떠냐는 가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진짜 나의 욕망은 무작정 떠나는 것이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았다.


그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행지를 선택하고 짐을 챙기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을지 계획하는 것에 어색하다고 했다. 난 무엇이든 좋았다. 그대랑 함께니까 혼자일 때보다 재미있고 행복이 가득할 것 같아 그 기대만으로도 벅찼다.


낯선 나라,  번도 생각해본  없던 도시와 골목을 지날 때면 그대를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떨리고 설렜다. 그대도 나와 같이  순간 눈물이 날만큼 너무도 행복하기를 바랐는데, 우리가 달랐음을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낯선 공간에서 그대는 두려웠을 불편했음을.


어쩌면 이 순간, 난 내 곁에 누가 있음을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 사실 지금도, 난 너무 떠나고 싶으니까. 그대가 적극적으로 내게 말해준다면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여행 계획을 짤 텐데.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나와 그댄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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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은 아니지만 insta @natasha.drawing

#그림스타그램 #illustraion #나와나타샤

#나와나타샤와흰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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