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욕망은
어디로 어떠냐는 가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진짜 나의 욕망은 무작정 떠나는 것이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았다.
그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행지를 선택하고 짐을 챙기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을지 계획하는 것에 어색하다고 했다. 난 무엇이든 좋았다. 그대랑 함께니까 혼자일 때보다 재미있고 행복이 가득할 것 같아 그 기대만으로도 벅찼다.
낯선 나라,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도시와 골목을 지날 때면 그대를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떨리고 설렜다. 그대도 나와 같이 이 순간이 눈물이 날만큼 너무도 행복하기를 바랐는데, 우리가 달랐음을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낯선 공간에서 그대는 두려웠을 불편했음을.
어쩌면 이 순간, 난 내 곁에 누가 있음을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 사실 지금도, 난 너무 떠나고 싶으니까. 그대가 적극적으로 내게 말해준다면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여행 계획을 짤 텐데.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나와 그댄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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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은 아니지만 insta @natasha.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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