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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의바느질 Sep 21. 2015

소금에 씻겨지는 레몬처럼...

내가 발가벗겨진듯한 상처, 아픔.그리고 ....

몇년만일까..이렇게까지 싸웠던적이..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던데..

난 왜 늘 이렇게 생채기가 남는걸까?

이러다 이사람이 내게 밉디밉게 남아버리면 어쩌나?


이런저런 고민들로  이번 부부싸움을 결말도, 해결책도 나지않는 깊은 상처로만 내버려두고 있었다.


빨래로 시작된 어이없는 이번 싸움의 시발점은 뜻하지않는 한마디를 자아냈으니, 그게 내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내 상처를 더 깊게 찔러버린 비수가 되었다.


"이집에한번씩 와보면 늘 빨래가 쌓여있기만하고..

그러게 넌 왜 빨래를 쌓아놓고 사니?"

 내 살림에 흉을보신 시어머니의 말씀이 좀처럼 잊혀지지가 않는다.


엄밀히 내가 빨아놓은 빨래를 남편이 널지않고, 바구니에 꺼내만 놓아놓았던것이 화근이었다.

젖어있는 빨래를 꺼내놓고는 자기꺼 급한빨래를 돌린다며 바구니에 그대로 쳐박아둔거에 난 어이없게 그대로 폭발하고말았다. 이 상황에 왜 빨래를 쌓아놓고 사냐는 말씀은 내 잘못으로 싸움이 시작됐다고 하기엔 전혀 앞뒤가 맞지않는 말 이었다.



난 빨래를 쌓아놓지않았다. 적어도 난 늘 부지런을 떨었고, 두 아이를 키우며 자동으로 하루에 한바구니가 가득차는 빨래들이 생겨났을뿐... 난 빨래를 쌓아두지 않았다. 적어도 내 기분엔 그러했다.


시어머니의 한마디에 난 내 자신이 부정당한기분이 들었다.

분하고, 원통하기까지했다.

남편과의 부부싸움보다 시어머니의 그 한마디가 더 가슴에 비수로 꽂혀버렸다.


비난받을일이 없도록 생활해왔다고 나름 자부심에 살아온 나다. 부지런 떨면서 애들 옷도 지어입히고, 요리에도 자신없지않아 친척들, 친구들, 주변이웃들에게 집밥해먹이며 베풀며 살아온 나다.

그런 내가 내 살림에 비난을 받다니... 이해할수도, 받아들일수도 없는일이라고  생각했다.

난... 시어머니가 생각없이 한 말에 지나치도록 예민하게 반응하고있었다.


그리고 시어머니께 싸워서 죄송하다는 인사전화를 해야한다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나 스스로가 이해되지않음을 받아들여야해서 괴로웠다,

시어머니의 말과 행동은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조금씩 난 자연스레 내 일상으로 돌아와야했고, 그러면서 많은생각들로 내 감정은 천국과 지옥을 수차례 오고가고 있었다.


 부모교육 강의를 듣던날,

소장님의 강의 중 한마디에 못나디 못난 내 모습을 보고말았다.


"요즘 어른들은 다리를 건너지않고 뛰어내리고있지요.

건너야할 다리를 왜 뛰어내리나요?

작은 수치심과 모멸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살면서 그동안 쌓아온 모든것들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진 않고있나요?..

우리아이들도 그렇게 나약하게 키우고 싶으세요?"


스치듯 지나는 강연 연설중에 난 내가 그 한심한 어른이 바로 나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시어머니의 그 한마디에 내 마음에 상처가 났다고, 그래서 어머니를 용서할수도 없고, 이해하려들지도 않은채, 어린아이처럼 굴기만했었다.

내상처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아파만하고있던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실 속상한건 시어머니의 그 한마디보단 신랑과의 관계였을터, 내가 분풀이 할 명분을 찾고있었던건 아닐까?


관심받고있다고, 존중받고있다고 생각했던 우리 부부사이에 내 뜻과는 다른 결과에 내가 승복하지 못했었던것 같다.


인생을 크게 보며 살아가라는 친정아버지 말씀이생각났다.

난 작디작은 우물가에서 내가가진 물이 이세상 전부의 것인것 마냥 살고있진 않았을까?

이 우물밖엔 흐르는 개울도 있고, 강도있고 더 나아가 바다도 있다는것을 잊고사는듯 하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아파하기보단,

왜 내가 아픈지, 어떤상처가 난건지, 상처가 났다면 그 상처가 잘 아물수있도록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는 연습을 해야는데, 난 여전히 아프다고 울기만 하는 어린아이처럼 굴기만 했다.

내가 사는 곳이 우물일지 바다일지는  내가 가진 내 마음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법.

아이의 시선에서 이제 그만 어른의 시선으로 성장해야겠다.


큰 바다를 품을수있는 마음의 여유를 키워야겠다.

큰 파도도 일고, 잔잔한 너울도 치는 바다처럼..

그 모든것을 아우를수있는 내가 되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래도 내가 우물안에 같혀있지않도록 날 세상밖으로 불러주는 고마운 이웃들이있어 감사하다.


남의일을 내일처럼 봐주고, 그 아픔이 잘 아물수있도록  친절한 조언과 상담을 아끼지 않는 이웃들이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여전히 아이같기만 한 내 시선을 크게 키우기위해서 다른사람들의 조언과 충고에 귀기울여야겠다.

내 자신이 아직 부족함이 가득한 사람이란걸 깨우쳐 주는 이웃이 있어 감사하다.


모든게 완벽 할 수 는없음을... 세상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비우는 연습과 감사할줄 아는 마음이 힘들지만 꼭 해야하는 연습이라는것을.. 다시금 깨우쳐본다.


평범하게 잔잔하던 내 일상이 다 흐트러진듯한 요즘..

사소하고 평화로운 일상도 소중하게 다가오는듯 하다.

아직은 나에게 기회가 많이 있다는것도,

그리고 내 곁엔 언제나처럼 고마운 이들이 늘 함께일거라는것도  감사한일이다.

좀더 성숙해 질수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철들면 죽는거라던 엿 선조들 말씀이 다 나같은 중생들이 많아서 였으리라 위안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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