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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의바느질 Sep 22. 2015

당신에게...

내편이 되어주지 못하는 사람.

19살.

순수했다면 순수했을 나의 젊은시절. 그사람을 만났다.

대학을 막 들어가고 그해 겨울 아르바이트란걸 처음 해본곳이 그의 첫 직장이었던 곳. 까르프에서 우린 처음만나 서로에게 끌리는 자석처럼 연인이 되었다.


날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날 자기 어머니에게 결혼하고싶은 아가씨라며 소개시켜주는것이 고맙고, 날 진심으로 대해주는것 같아서 나도 우리 아빠에게 이사람을 소개시켜주었다.

열아홉 어린 딸이 처음 남자를 데려왔다는 사실만으로 이사람은 우리아빠에게 어린여자애를 데리고 노는 나쁜놈으로 찍혀버렸다. 우리아버지에게 이사람은 평생을 찍힌채 살아가고있다.


첫남자였고, 처음 사랑이란걸 알게해준 사람이었다.

우린 7년이란 긴 시간동안 뜨거운 열정도, 가슴아픈 이별도 겪어보며 참 많은 우여곡절끝에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을 했다.


결혼하던 해에 첫아이를 유산하고, 두번째 역시 초기임신에  자연유산을 했다. 결혼3년째 되던해에 나팔관 수술을 한 다음에야 첫아이를 임신했고, 우린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다.


가진건 별로 없었지만, 뱃속에 우리 사랑의 결실이 자라고있었고, 차도 없이 회사차 트럭을 끌고다녔지만, 이 또한 불편하지 않으니, 그저 행복하기만했다.

이사람 직장이 안성으로 옮겨지면서 친정집과 멀어졌지만, 아무도 없는 안성 이란 낯선곳에서도 그저 이사람 하나 내 곁에 있다는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던 시절이있었다.

그렇게 딸아이가 태어났고, 난 집에만 갇혀 아이 젓먹이는 젓소처렴 살아가는 날이 늘어갔다.

 아침일찍 출근해서 아이 잠드는 밤에야퇴근하는신랑.

나는 점점 현실속에서 지쳐만 갔고, 우린 미친듯이 싸워댔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것만 가득한채 서로의 자존심만을 잔뜩 내세워가며 날 선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루는 부부싸움을 하고는 신랑이 집을 나갔는데,

 술도한잔 했던 사람이 차까지 끌고 비가 억수로 오던날 밤 사라져버렸다.

담배태우고 들어올줄 알았던 이사람이 밤새 들어오지않아 걱정스러움에 난 경찰서에 가출? 신고까지 하며 찾아나섰다.  화김에 사고치러 간줄알고 걱정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경찰서에서 찾자 금방 연락이 닿았고, 이내 내가 있는곳으로 이사람이 날 찾아왔다. 너무도 멀쩡히 내 앞에 나타난것이 억울하고 분해서 대낮에 길에 퍼질러 앉아 대성통곡을 하며 울어댔다. 세상에 욕이란 욕은 다 해대며 챙피함은 개나 줘버린채 그렇게 세상 끝난 사람처럼 울어댔던 일이 있었다.

그날, 밤새 사라졌던 신랑은 친정엄마 산소를 찾아갔었다고했다.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내가 덜 힘들어했었을꺼라며, 돌아가신 장모님을 원망했단다.


그 후로도 우린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었고, 경찰도 수차례 방문하는 문제많은 집으로 살다가 김포로 이사를 가게되었다.

직장이 다시 김포쪽으로 바뀌면서 직장따라 이사를 가며 우리의 부부싸움의 원인들이 조금씩 해결되었다.


우린 첫아이 밑으로 둘째를 한번 유산하고는 더이상 둘째가 않생겼었는데, 김포로 이사가서는 그렇게도 원하던 둘째까지 4년만에 갖게되며 다시 내 인생은 좀더 밝아졌고, 다시 우리 가정은 좀더 화목해 지는듯 했다.

김포생활 1년. 다시 안성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신랑말에 다시 안성가면 예전처럼 돌아갈것같은 불길함에 싫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시 안성. 그때의 보금자리는 안녕하고,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우린, 좀더 성숙해졌지만, 다시 원점으로 오고 말았다.


서로 존중하며, 서로 배려하고있었다 생각했는데,

한번의 뒤틀림으로 우린 다시 서로에게 멀어져만 가고있는것 같다.

둘째가 크면서 난 다시 육아스트레스를 겪고있는듯 하고,

이사람은 점점 지쳐가는것만 같다.

자신이 나이먹어감에, 자꾸만 나약해져가는 이사람을 보고있으니, 안타깝기도하면서, 화가나기도 한다.

내가 하는 얘기를 귀담아 듣지도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보려하지도 않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내편아닌, 남의편으로만 날 대하는 이사람이 요즘 내겐 풀기힘든 숙제같다.

가슴따뜻하게 안아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어김없이 한방 찔려 다시 난 내 맘에 빗장을 걸어닫는다.


결혼 9년차.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세월 보내고 아이들 다 크면 우리끼리 여행다니자고 했던 그 따뜻한 맘 다 어디갔나...?

당신 옆에 있어줄수 있는 사람이 나라는걸, 잊지 않아야할텐데...자꾸 잊어버리는 남편.

부부란 평생을 함께 서로 의지하고, 배려해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이사람에게 난 어떤 존재로 남아있는지 궁금하다.


제발... 아프지 않기를..

제발... 나를 배신하지 말기를..


제발... 철 좀 들기를...


난 아직 당신 많이 사랑해.

당신닮은 애들을 내가 둘이나 낳아줬잖아.

우리 그만 싸우고, 화해하자!


사랑해  임보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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