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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의바느질 Sep 23. 2015

난 딸아이의 엄마다.

아동성폭력...  을 대하는 이시대 부모로써의 자세..


내가 중학생이었을때 이른아침 등교길에 일명 변태를 봤던 일이있었다. 꽤 넓은 골목길이었지만, 인적이 드문 길이기도했다. 그 골목길이 학교가는 지름길이라 그 길로 늘 이른아침에 나홀로 등교를했다.


하루는 승용차 한 대가 내 옆에 서더니 창문을 내리고 운전사 아저씨가 나에게 길을 물었다.

"학생 여기서 해태제과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나?"

우리동네엔 해태제과 공장이 오래전 부터 있었으나,

몇 년전 이미 이사가고 없어졌고, 그 곳엔 아파트가 공사중이었을 시절이었다. 그런데도 난 이유모를 당황함에 나도모르게 예전 해태제과자리를 띄엄띄엄 알려주고있었다. 내가 일부러 차쪽을 바라보지 않은채

먼 곳으로 시선을 두고 설명하자 그 변태는 자기 바지가랑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근데 학생 이것 좀 볼래?" 하며 바지속 물건을 내보였고,

난 나도 모르게 그 변태의 가랑이 사이를 봐 버렸다.

변태는 내가 놀라자 씩 웃으며 차를 끌고 사라져버렸다.

난 너무 놀라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다가 무서운 마음에 냅다 학교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누구에게라도 들킬까봐, 혼자 덜덜떨며 하루종일 넋이 나간채로 몇 일, 몇 달을 보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아찔했을 상황이었다.

난 왜 그 사실을 마치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사람인것 마냥 두려웠으면서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을까?

담임선생님께도, 심지어 부모님께도 내가 학교 앞에서 변태를 만났었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루하루 그 더러운 기분을 속으로 나 혼자 삭혀야만 했었다. 그게 그래야만 내가 이상한 아이가 되지 않을것 같았다.

변태를 만났다는 것이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착한아이, 바른 아이도 아닐 것 같은 이 시대 교육방침에 따라 큰 신체적 사건 사고가 아니라는 마음에, 그냥 덮어두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나서야 신랑에게 옛날 무용담 말하듯이 이 얘기를 꺼내 놓을 수 있었다


이  사실을 바로 잡아야했다.

우리아이에게 일어나는 이같은 일도 성폭력에 해당한다는것을..

신체적 접촉이 아니어도 가해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피해자가 불쾌감 이나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어떤 행위나, 말, 행동들 모두 성폭력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내 머릿속에 다시 정의되어졌다.

적극적인 신고와 대처만이 올바른 해결법이었다.

사소한 변태짓이 죄질 나쁜 성폭행범이 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덧 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있고, 처음으로 아동 성폭력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강의를 듣게 되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들과, 대처법. 그리고 내가 아이에게 해 줘야 할 훈련들...

난 엄마이기에 그 강의를 들으며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내 아이가 어떤 상황 속 에서라도 살아서 돌아올 수 있기를.. 내 품에 다시 안을 수 있기를...기도하자..

그러기 위해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끈임없이 아이를 훈련 시켜줘야 한다는 점.

 .....잊고 살았던 부분이었다.


내 아이가 살아서 돌아왔다면, 아이에게 일어난 일들을 부모에게 솔직하게 일러 줄 수 있도록! 하자.

아이에게는 그 어떤 잘못도 없다는 사실을 심어줘야한다.

나도 내 어린시절에 그러했듯이 아이가 스스로 자책 하지 않도록 아이에게 자책감 남을 말들을 하지 않아야겠다. "조심해"  라는 말은 평소 쓰면 않되는 말이었다는걸 이번 교육을통해 배웠다.

조심해! 란 말을 듣고자란 아이는 자신이 조심하지 않아서 생겨난 일이라고 받아 들이기 때문에, 평소 조심하란 말은 앞으로 일어 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부모가 미리하는 협박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아이가 나에게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들도 그 부모에겐 소중하기에, 내 눈앞에 보이는 그 어떤 아이라도 그 아이가 미성년자라면 관심을두고 지켜봐주는것. 그것 역시 부모라면 가져야 할 '지킴이' 마음가짐이다.

이세상 모든 부모에게 " 내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

"당신의 아이를 지켜봐 드리겠습니다." 인사하자.


어른은 절대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어른에겐 어른이 도와주면 된다고.. 훈련을 시켜줘야한다. 부모는 '훈련 가'가 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사람많은 곳으로 피해' 라는 말 보다는 집근처 눈에보이는 가게들을 보여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여기로 달려들어와야해! 라고 콕!찝어 설명을 해줘야한다. 반복적으로....


이번 교육을 통해 가장 경각심있게 깨닳은 단 하나..

제발 내 아이에게는 나쁜일이 생기지 말기를.....

그래도 혹여 나쁜일을 겪었다면 반드시 알아둬야할 부모의 행동들...!!

아이를 온몸으로 끌어안아주고,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애기해주고,

엄마 아빠가 다 해결해줄께. 괜찮아. 이미 지나간 일이야. 그냥 사고가 났을 뿐이야. 다 해결하면돼! 라고 말해줘야 한다는것.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이불로 푹 덮어준채 대학병원 응급실로가서 범인을 잡을수있도록 증거 채취하는일.

병원가기전엔 절대 아이를 씻기지도, 옷을 갈아입혀서도 않된다.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자책감이 생기지 않도록...

절대 아이가 더럽혀 졌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아이가 진정 될 때 까지  내아이 온전히 품어주기....

..

..

..

남은 인생동안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그냥 교통사고 같은 거라고... 잘 얘기해주기..



난 교육이 끝날 때까지 손수건에 눈물 훔쳐가며 진심으로 울고 또 울었다.

이세상 모든 미성년자는 성 문제에 있어선 무능력자이기에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겠다.


난 엄마다. 더욱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부모로써 가져야 하는 마음과 행동들배우고 또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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