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이처럼 죽지도 않고 또 와
작가들은 멘탈이 강해야 한다.
한 작품을 시작해서 끝내기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포기하고 싶고 게을러지고 싶은 자신의 멱살을 잡아끌며 한 작품을 끝낸다.
피 땀 눈물로 최선을 다해서 쓴 작품이 대중들에게 반응이 좋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반짝도 못하고 수많은 작품들에 파묻혀 쓸려나간다.
책이 나오기 전,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한다.
그러면 바로 모든 출판사에서 '어서옵셔! 작가님 우리랑 계약하시죠!'
이러는 거 아니다.
10 곳 중에 1곳만 '계약하시죠' 와도 잘한 것이다.
컨텍받고 계약하기도 어렵건만 출간하면 달라질까?
이때부턴 진짜 전쟁이다.
소설만 하더라도 하루에 몇 천 개의 신작이 나온다.
그중에 10위 안에 드는 것은 지구를 구하는 일처럼 대단한 일이다.
그러면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사랑받지 못한 작품은?
파도처럼 쓸려 나간다.
애지중지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 파도처럼 쓸려 나가면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힘이 나지 않는다.
이때 각설이처럼 죽지도 않고 또 오는 녀석이 있다.
"내 글 구려병"
세상의 모든 글들이 아름답고 재밌고 잘 썼는데 내 글만 구려보이는 병이다.
'나는 작가로 재능이 없나 봐.
이렇게 평생 무명으로 살면 어떡하지?
나도 대박 작가가 되고 싶다.
내 작품도 사랑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내 글 구려병"은 작가를 서럽고 외롭고 막막해지게 만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내 글 구려병"에 걸린단다.
작가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는 글이 있다.
"내 글이 젤 구려요. 난 왜 글을 재밌게 못 쓸까요? 난 작가 하면 안 되나 봐요."
한탄하는 글들이 하루에 한 번 꼭 올라온다.
"내 글 구려병"은 많은 작가들이 앓고 있는 병이다.
하지만 그대! 잊지 마시라.
글은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쓸 때 행복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그러니 글 쓰는 일을 포기하지 말 것.
비록 오늘은 내 글 구려병이 오더라도 꿋꿋하게 이겨내서 출간하다 보면 언젠가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리라 믿는다.
행복한 글쟁이들, 오늘 하루도 수고했고 내일도 수고합시다.
괜찮아요.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요.
우리 글은 구리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