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2년 10월 29일.
존경하는 스승님이자 내가 속한 출판사의 대표님이 하늘의 별이 되셨다.
처음 선생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난인 줄 알았다.
"에이, 설마. 무슨 이딴 장난을 치니."
하지만 장난이 아니었다.
선생님께서 오전 8시 30분 부고하셨다는 전체 문자를 받고 머리가 띵 했다.
이때까지도 믿기지 않았다.
장례식장을 들어서는데 화한에 적힌 선생님 존함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이 떨리더니 시간이 지나자 다리가 떨려 걸을 수가 없었다.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선생님의 영정 사진을 본 순간.
기어이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어느 죽음이 슬프지 않은 죽음이 있겠는가.
남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슬프고 원통한 일이다.
서럽게 울며 선생님께 절을 올렸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 하늘에서는 평안하세요."
힘겹게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혼자였으면 너무 황망하고 먹먹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다행히 같은 슬픔을 나누는 동료들이 있어서 무사히 빈소를 지키다 집으로 돌아왔다.
선생님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봤다.
선생님의 삶에 제자들이 전부인 것처럼, 수많은 제자들과 찍은 종강 사진이 전부였다.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나는 소설을 출간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벽이든 아침이든 "힘들어요. 글이 안 써져요." 작은 투정에도 전화를 주셨다.
괜찮다며, 잘하고 있다고 위로해주시고 풀리지 않는 문제에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셨다.
작가가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 아시기에.
본인 역시 힘든 직업으로 평생을 사셨기에.
누구보다 후배들의 아픔을 이해해주셨다.
'故 박현 선생님.'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기억할 이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감사할 이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죄송할 이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존경할 이름.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좋아하시는 식사도 대접하고, 전화 한 통이라도 더 할 걸 후회가 됩니다.
선생님을 잃은 슬픔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없겠지만,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힘들 때마다 기쁠 때마다 선생님을 떠올리겠습니다.
행복한 작가, 좋은 작가가 되는 모습 하늘에서 지켜봐 주세요.
제가 부끄러움이 많아 표현하지 못했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제게 최고의 스승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늘에선 아픔 없이 평안하시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