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볼트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 방송 구성작가, 에세이 작가, 드라마 보조작가, 웹소설 작가를 거쳐왔다.
나름 글을 쉬지 않고 썼다고 생각하는데, 왜 내 주머니는 여전히 풍요롭지 못하냐.
유명한 드라마 작가는 회당 원고료 1억이 넘는다더라.
어떤 작가는 한 달에 10억을 벌었다더라.
어떤 작품은 외국에서 벌어온 돈이 300억이라더라.
나랑 친한 예능작가 언니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서 아파트를 샀다.
진짜 겁나 부럽다.
너무너무너무너무 부럽다.
나는 언제쯤 저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글로 돈 벌어먹는 일이 나만 힘든 일인가?
글을 쉬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썼는데.
내가 쓴 대본과 원고들이 라면박스 10박스를 채웠는데.
내 삶은 왜 여전히 퍽퍽하고 눈물 마를 날이 없을까.
얼마나 더 써야, 얼마나 더 글에 피 땀 눈물을 쏟아부어야 나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
나는 왜 여전히 제자리걸음일까?
제발.... 빛을 봤으면 좋겠다.
늘 어두운 터널이 아닌, 터널 끝에 빛을 보고 싶다.
그 빛 다음에 다시 터널이 기다리더라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삶을 살아봤으면 좋겠다.
쨍하고 해 뜰 날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오늘 하루도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한다.
언젠가는 걸어온 길을 돌아봤을 때 참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멋지다고 말해 줄 날이 있겠지.
이렇게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도 어쩌면 글을 쓸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푸념일지도 모른다.
내가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건강하기에.
내가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열정적이기에.
내가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글을 사랑하기에.
오늘 하루도 나는 비록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글을 포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