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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Dec 08. 2023

내게도 황금 같은 날이 오길. 제발.

새해에는 황금이여 오라

나의 2023년 한 해를 한마디로 말하면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가족들조차 나를 포기하는 바닥을 보았던 한 해였다.

하루하루 막막하고 지치고 절망스러운 나날들이었다.


'나 이러다 죽으면 어쩌지. 살 수 있을까. 정말로 간절히 잘 살고 싶은데. 

지금까지 고생한 게 억울해서라도 작가로 꼭 성공하고 싶은데. 

거지 같은 인생 끝나고 보란 듯이 황금 같은 인생으로  살아보고 싶은데. 제발....'


이런 생각들로 조급함은 깊어지고 글 쓰는 행복보다 이 글로 얼마를 벌어올지가 먼저 생각났다.

어떤 날은 새벽에 글을 쓰다 인생이 왜 이렇게 좆같을까 답답해서 뛰어내리고 싶은 적도 있었다.


방송 작가, 에세이 작가, 드라마 보조 작가, 웹소설 작가로 살아온 시간이 10년이다.

글을 쓰며 살아온 시간이 10년인데 왜 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일까.

글이라는 거... 참 더럽게 어렵다.


코로나 백신 부작용은 여전히 '원인 모를' 병들을 가져와서 1주일에 절반은 병원에 다닌다.

그래도 밝게 살려고, 그래도 웃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노력해도 가끔은 지친다.

물론 나처럼 힘든 사람들 많을 것이다.

아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주문진 고속도로에 널린 오징어 보다 많을 것이다.

누군가는 행복에 겨운 소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각자 저마다 버거운 삶의 짐이 있을 테니.


하지만....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힘들어도, 조급해져도, 지쳐도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것밖에 답이 없어서다.

글을 쓰는 것 말고는 간절히 원하는 것도 없어서다.

절망으로 바닥을 치고 있을 때도 작품 잘 읽었다는 독자님들 한 마디에 다시 노트북 앞에 앉게 되는 나란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이 이번 생은 그냥 작가로 살아야겠다.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 내게도 황금 같은 시간이 오겠지.

신이 나를 세상에 보낸 이유가 "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생이 끝나기 전까지 글쟁이로 살아보련다.

한 번에 대박이 나는 재능은 없어도 간절히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도 재능이다.

황금병아리, 힘내!

오늘 하루도 글 쓰느라 고생한 모든 글쟁이들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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