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 우정, 아님 그 밖의 비슷한 절대적인 관계가 무너진 후... 성인인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는가.
현실을 부정하기도 하고, 상대를 떠올릴때마다 가차없이 저주를 퍼붓기도 하며 격렬한 분노의 감정을 먼저 키우게 된다. 그 다음에 스스로를 탓하게 되기도 하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허무함이 문득 문득 올라 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일상의 안정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제 상처가 다 아물었다고 생각 되다가 문득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 잡혀서 '울컥' 할때가 있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운 감정.
나 왜 이러지? 하는 감정.
꾸욱꾸욱 밥주걱으로 짓이겨서 가슴 저 밑에~ 최대한 깊숙이 눌러놓았던 감정이 훅- 하고 목위로 올라와서 눈으로 터져나오는 것만 같다.
방법은 없다.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하는 거다. 시계 한번 보고, 침 한번 삼키고, 보던 유튜브를 계속 보면서 시덥지 않은 예능에 낄낄 대면서, 밥 한술 뜨면서 그냥 사는 거다.
그게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울음을 참는 법이다.
한번 깨진 관계는 절대 다시 붙여질 수 없고, 억지로 붙어 놓는다 한들, 맘 속에 다시 깨진다는 불안을 안고 사는 것보다는 어른스럽게 울음을 참으며 어른의 인생을 사는 거다.
세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수많은 인생 명언중에 가장 간단하고, 가장 별거 아닌거 같지만, 가장 위안이 되고, 실제로 가장 동의하게 되는 말이 바로 "시간이 약이다" 아닐까.
특히나 인간관계에서 배신, 배반, 후회, 분노, 자책과 자학 등의 감정에서 오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건 시간이 유일하다. 그 어떤 보약, 잠, 여행, 음악도 시간을 대체할 수 없다. 인생에서 때로는 시간이 가는 것만이 유일한 길일 때가 있다.
웃프게도,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시간은 계속 가고, 울음은 잦아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