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즐겁지 않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좋아하는 지의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얼마나 다양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결국 물어보다 보면 이유랄 게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여행을 거의 하지 않는다
굳이 그 많은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길래
서울보다 싼 물가에서 즐기는 플렉스는 노동을 착취하는 것만 같고
휴양지의 멋진 바다와 풍경은 나의 감탄보다 타인의 감탄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망이 더 커 보인다
ai의 시대는 모든 것이 짧다
과정은 생략되고 결과는 빠르다
결과의 정확도가 100일 필요는 없는데
100이라는 신뢰만 가질까 겁난다
우린 ai를 통해 결과를 빠르게 만들면 시간이 생긴다고 믿는다
시간이 생기면 뭘 하지
여행을 갈까
여행을 가는 길에도 ai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적정한 경로를 찾고 나에게 맞는 식당을 찾아준다
느낄 수 있는 시간
멈춰서 우연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고립을 목적으로 여행을 가는 이가 있다면
가만히 집에서 네트워크의 전원을 끊는 것이 더 여행답다
등산을 좋아하는데 헬리콥터가 정상에 데려다주는 것이 미래의 등산이 아닐까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할 필요 없이 답을 3초 만에 알려주는 게 미래의 교육일까
어제는 그렇게 생활기록부 초안도 써줄 수 있다는 연수를 들었는데 그게 사람이 할 짓인가
오늘 여행을 가는 날인데
오늘은 우연으로 길을 만들어 보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