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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Dec 13. 2022

“가격 빼고 흠잡을 데 없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

11월14일 실차 전시 관람에 이어 12월8일 신형 그랜저를 직접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랜저는 워낙 국내에서 상징성이 큰 모델이고 이번 신형에서 변화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랜저는 지난 1986년 출시된 후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특히 ‘각그랜저’는 ‘회장님 車’로 불리면서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했구요. 이번에 7세대 신형 모델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그랜저라고 하면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타는 차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같은 아재 세대들은 그랜저의 향수를 느낄 수 있기도 하구요. 


지난달 실차 전시행사에서. 사진/marseilleu


2년전 각그랜저와 찍은 모습. 사진/marseilleu


신형 그랜저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하남검단산 역에서 내려 스타필드 하남 부근에 있는 주차장에 갔습니다. (거리가 정말 멉니다. 제가 예전 가양역 부근 살 때는 더 멀었구요.)


저는 신형 그랜저의 외관 디자인을 보면서 단연 ‘파격’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솔직히 현대차 ‘스타리아’가 연상되는 전면 그릴부터 파격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차도 아니고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에 저런 과감한(?) 디자인이 채택된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랜저 6세대 페이스리프트도 처음 봤을 때 놀랐지만 그때 모습이 밋밋하게(?) 보여질 정도입니다. 


그랜저 6세대 페리도 파격이라고 했는데 신형이 더 과감(?)하다. 사진/marseilleu


이번 신형 그랜저. 스타리아 아니다. ㅋㅋ 사진/marseilleu


게다가 가느다란 수평형 LED 램프 디자인도 눈에 띕니다. 그릴은 두꺼운데 램프 디자인은 얇으면서 대비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현대차에서는 출시 당시 자료를 통해 “그릴과 램프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강력한 인상을 자아낸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이상의 임팩트(?)를 선사했습니다. 


신형 그랜저를 다시 보니 전면부보다 후면부 디자인이 저에게는 불호(不好)였습니다. 전면부 쪽은 오히려 보다 보니 볼매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다만 예전 신형 그랜저 유출 사진을 봤을 때 느낌보다 실물이 훨씬 고급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생각보다 실물은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사진/marseilleu


또한 전장은 5035mm로 생각보다 길다. 사진/marseilleu


그리고 사진으로만 볼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차체가 크다는 게 느껴집니다. 하긴 전장이 5035mm로 기존 모델보다 45mm나 길어졌습니다. 제네시스 G80(4995mm)나 기아 K8(5015mm)보다 전장이 깁니다. 휠베이스도 10mm 늘어난 2895mm 입니다. 


프레임리스 도어,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도 새로운 시도로 보입니다. 그리고 내부에 탔을 때 일반적인 기어 형태가 아니라 컬럼식 기어가 채택된 점도 인상적입니다. 보통 방금 언급된 부분들은 전기차에서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게 이례적으로 생각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버튼식 기어가 없어진 건 아쉬웠습니다. 기아에서는 신차에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를 계속 채택하고 있는데, 현대차는 버튼식을 점점 제외하는 것 같습니다. 


프레임리스 도어 모습. 사진/marseilleu


시원스러운 수평 디자인. 사진/marseilleu


외관 디자인이 파격 그 자체였다면 내부 디자인은 고급스러웠습니다. 일단 깔끔하면서 넓어보였습니다. 또한 송풍구가 일자형으로 길게 이어진 모습이나 디스플레이의 라인에서 수평 디자인을 강조했다고 느껴졌습니다.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일체형으로 통합됐는데, 계기판의 그래픽이 멋지고 시인성이 높습니다. 아까 언급한 금속 재질의 컬럼식 기어와 함께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단연 원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언뜻 봤었던 예전 그랜저에서 봤던 그 디자인이 떠오릅니다. 다만 20여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현대적인 부분이 가미됐습니다. 각종 버튼이 있어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스티어링 휠. 사진/marseilleu


변속기가 스티어링 휠 옆으로 이동하니 센터콘솔 부근의 공간이 매우 넓어졌습니다. 플로어 콘솔이 있어서 수납 공간이 있고, 무선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그랜저는 그렇지 않아도 공간이 넓은데, 더 넓다는 느낌을 줍니다. 


뒷좌석에도 앉아봤습니다. 그랜저의 차별화된 점 중 하나는 바로 넓은 뒷좌석 공간이죠. 역시나 여유로운 공간입니다. 그리고 뒷좌석에서도 통풍과 열선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뒷좌석에서도 통풍과 열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뒷좌석에서 편하게 각종 공조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랜저가 범용성이 넓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뒷좌석 승객도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이 부분은 확실히 장점으로 보입니다. 


뒷좌석에서도 열선, 통풍 기능이 가능하다. 사진/marseilleu


컬럼식 기어가 적용됐다. 사진/marseilleu


다시 앞좌석으로 앉아서 공조 설정을 조작해봤습니다. 버튼이 많이 사라지고 디스플레이 조작을 통해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처음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디스플레이 왼편에 ‘CUSTOM THEME’을 눌렀더니 온도, 통풍, 열선 등을 조작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옵니다. 예전처럼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 아닙니다. 그리고 ‘NORMAL THEME’을 터칳니까 에어컨, 풍향 등을 설정할 수 있었고 ‘SIMPLE THEME’을 누르니까 ▲시원하게 ▲따뜻하게 ▲쾌적하게 ▲공기청정 등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에서 각종 조작을 해봤다. 영상/marseilleu


디자인을 종합해보면 일반적인 플래그십 세단에서는 

보기 힘든 혁신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많았습니다. (물론 그게 반드시 긍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존 그랜저 6세대 페이스리프트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그랜저가 좋아졌음에도 제네시스 G80보다 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역시 ‘하극상’은 없었다고 봅니다. 


이날 저는 A-1번을 배정받았습니다. 뭔가 ‘A’와 ‘1’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시승하기 전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시승 차량은 가솔린 3.5 모델이고 캘리그래피 트림 풀옵션입니다. 


G80 내부 모습. 나는 그랜저보다 훨씬 고급스러워보인다. 사진/marseilleu


신형 그랜저의 넓은 뒷좌석 공간. 사진/marseilleu


▲3.5 스마트스트림 엔진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2 ▲파노라마 선루프 ▲하이테크 패키지 ▲뒷좌석 VIP 패키지 ▲HTRAC(4륜) 등이 포함되면서 가격은 무려 5605만원에 달합니다. 


시승 구간은 경기도 하남에서 의정부 부근 카페까지 약 58km를 주행하는 코스였습니다. 왕복 60km도 되지 않으니 실제 운전을 한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랜저 정도 모델이면 여유있게 긴 시간을 타야할텐데 아쉬웠습니다. 


출발하기 전 안내요원이 ‘e hi-pass’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실물 하이패스가 아닌, e- hi-pass가 장착되어 톨게이트에서 하이패스 구간으로 빠져 나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카페이와 연계해 세계 최초로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 hi-pass를 적용했습니다. 


주행사진1. 사진/현대차


주행사진2. 사진/현대차


시내 구간에서는 차량에 적응하려고 천천히 운전을 했습니다. 현대차, 기아 차량에서 항상 느끼지만 HUD 화면은 정말 선명합니다. 게다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운전하기 편합니다. 속도 안내는 물론 이동방향이나 후측방 위험을 시각적으로 알려주니까 안전운전에 도움이 됩니다. 


시내 구간에서 신호대기를 할 때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찾았습니다. 보통 센터콘솔에 위치하는데 물리버튼을 거의 다 없앴기 때문에 어딨나 했는데 스티어링 휠 하단부에 있었습니다. 자칫 모르고 지나갈뻔한 부분입니다. 


확실히 ‘그랜저’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부드럽고 안정적입니다. 게다가 3.5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f.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세단 모델에서 300마력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고 여유있게 주행할 수 있는 요인이었구요. 참고로 2.5 모델의 최고출력은 198마력, 최대토크는 25.3kgf.m으로 제원상 차이가 상당히 납니다. 


HUD 화면은 선명하고 담고 있는 정보도 많다. 사진/marseilleu


앞좌석 공간은 심플해 보인다. 사진/marseilleu


정숙성도 처음에는 별로인가 싶었는데 조금씩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속 100km 이하에서는 풍절음이 크지 않았는데 하부 소음이 약간 들렸습니다. 주행감은 경쾌하기보다 다소 묵직했습니다. 


그랜저에는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도 이중 접합 차음유리가 장착됐습니다. 게다가 프레임리스 도어 주변 윈드 노이즈를 차단해주는 3중 실링 구조가 적용됐습니다. A필라에 위치한 고정창 두께를 6mm 늘리면서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는 정숙성을 구현했다는 설명입니다. 


고속도로 진입해 속도를 높여봤습니다. 이날 기착지로 향할 때 차량 통행이 별로 없었는데 1차선으로 이동했을 때 앞 차와의 거리가 꽤 멀었습니다. 그래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후 속도를 내봤습니다. 


그랜저 주행사진3. 사진/현대차


뒷좌석 공간이 편리한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사진/marseilleu


차체라던가 차량 이미지를 감안했을 때 굼뜬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날렵하게 가속이 됩니다. 엄청 치고 나가는 건 아니지만 프리미엄 세단에서 이 정도면 가속 성능은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속에서도 차체 안정성은 훌륭했구요. 


기착지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복귀하려고 달렸습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씩 정체되는 구간도 있었는데 차량에 적응되면서 각종 기능들을 사용해봤습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2(HDA2)나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은 이제 현대차 신차에서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역시나 편합니다. 기능을 활성화하니 차간거리와 속도를 설정한데로 차량이 알아서 달리는데 예전 모델보다 좀 더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차선을 이탈하거나 그럴 위험이 감지되면 생각보다 강하게 조향에 개입했습니다. 


내비게이션 화면 모습. 사진/marseilleu


기착지에서


위험이 감지되면 햅틱 기능으로 시트에 떨림으로 알려줍니다. 당연히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외관 디자인은 과감하고 내부 디자인이 멋지다면 전반적인 승차감은 무난하면서 흠 잡을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시승을 마치고 주차를 하는데 서라운드 뷰 기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3D 입체화면이 나오는데, 터치로 차량을 이동해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시승 후 연비를 확인해보니 9.9km/ℓ였습니다. 기착지에 도착했을 때 10.6km/ℓ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고속으로도 달려보고 정체 구간이 있다보니 9.7km/ℓ로 하락하면서 10km/ℓ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공인 복합연비인 9.0km/ℓ보다는 높게 나왔습니다. 


연비는 9.9로 복합연비보다는 다소 높게 나왔다. 사진/marseilleu


왼편에서 3D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사진/marseilleu


시승행사 후 다른 기자들과 대화를 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 가격에 대한 언급을 했습니다. 상품성이 높아진 건 분명하고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그 폭이 예상을 넘어섰다는 반응이었죠.

 

실제로 시승 차량의 가격은 5605만원으로 제네시스 G80 2.5 모델의 시작 가격인 5507만원보다 높습니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풀옵션을 적용하면 5700만원이 넘어갑니다. 


G80 나 불렀냐 사진/marseilleu


이건 렉서스 ‘ES300h’ 럭셔리 트림 가격인 6190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예전 렉서스 ES300h 이그제큐티브 트림이 6700만원쯤 할 때(지금은 약 7000만원) 대략 그랜저 하브와 2000만원 정도 차이나던 것과 많이 다릅니다. 


물론 그럼에도 신형 그랜저는 인기가 있겠지만 고객들이 가격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예상보다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판단되고 그랜저 동호회에서도 가격에 대한 언급이 많은 상황입니다. 


가격 관련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주행사진4.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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