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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E리제 Mar 26. 2022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

NewPhilosopher 7호 리뷰(라고 쓰고 요약이라고 읽는다)

※ 본 글에서는 '소유권'과 '재산권'을 비슷한 맥락에서 혼용하여 쓰고 있습니다.


그 과자는 내 거야

소유권(혹은 재산권)이 '탄생'하는 과정은 대체로 이와 같다. "'찜하기' 원칙은 공정성에 기초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자기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소유권을 갖기 때문이다."¹⁾ 게다가 소유권은 물질에 대한 권리이니만큼 여타 권리들과는 다르게 배타적이다. "즉, 당신은 가지지 못하고, 나는 가진다."(노엄 촘스키) 재산 중에서도 특히 토지는 그 어떤 재산보다도 명확히 한정되어 있다. 결국 토지 문제는 원론적으로 시간이 지날 수록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불공평할 수밖에 없다.³⁾


. 존 로크는 재산권을 자유권과 연관하여 신이 허락한 자연법적인 권리라고 봤지만 "소유권은 지구나 존재에 본래 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소유권은 신념이나 사랑, 증오처럼 우리와 함께 살고 우리와 함께 죽는다."²⁾


한편, 집은 상당히 감정적 공간이. "집은 나만의 장소라는 안정감과 연속성을 상징한다."⁴⁾ "집주인은 단순히 집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것에 내포된 성실함과 안전함까지 갖춘 사람이 된다."⁵⁾ 또는 온전하게 사생활이 보장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⁶⁾ 그래서 누구나 나만의 집을 꿈꾸지만, 내 집 마련의 꿈은 전세계적으로 점점 더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쩌다 집을 구매하더라도 "엄밀하게 말하면 그들의 집은 은행 소유다."⁶⁾ "요점은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집을 갖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더 많은 노동을 투입하고, 건강과 가족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⁵⁾


소유가 소유를 낳고, 특권이 특권을 낳는²⁾
 현실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더라도 건물주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떠나야 하고, 애초에 자본이 부족한 사람은 평생 거주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할 확률이 크다. 이건 개인의지와는 상관 없이 사회적 흐름 속에서 결정되어 버리기가 쉽다. 개인은 갈수록 무력해진다.


이런 문제현상에 대해 마르크스는 혁명을 제시했고, 토마 피케티는 누진세를 통한 조용한 혁명을 주장한다.⁸⁾
 올리버 버크먼은 개인의 차원에서 메타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는 "문제는 우리가 물질을 바라보는 비물질적이고 불가능한 욕망에서 비롯"되므로 물질 자체를 배제하기보다 물질을 물질 자체로 보고 심리적으로 자유로워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⁹⁾ 


결국 해결은 기득권의 (자의적, 타의적)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개는 "그래, 난 부자야. 아주 불평등하지만, 이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거야."라고 말하는 최상위층만 있을 뿐이다."⁸⁾ 그러나 이제 아무리 뼈를 깎는 노력이라도 정당한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사회적 장벽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 장벽을 세우는 데에 기득권의 책임이 있으며 사회적 의무가 따른다는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장벽에 좌절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록 결국 기득권이 무의식적으로 착취하는 사회적 자원은 얼마 안가 동이 날 것이다. 


+) 부동산 문제만큼 우리네 삶과 찐득하게 붙어있는 문제는 별로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이야기는 없고 모두 외국 저술인 점이 아쉬웠다. 





1) 누가 마지막 과자를 먹을 것인가, 나이젤 워버튼

2)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부동산, 톰 챗필드

3) 하우징 게임,

4) 집에 값을 매길 수 있을까

5) 철학자의 개집

6) 사생활은 존엄성의 문제이다, 아니타 L. 알렌

7) 당신은 집주인이 아니다

8) 조용한 혁명이 필요하다

9) 물건의 저주, 올리버 버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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