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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Dec 16. 2020

모두 한 사람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는 데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S1. 고등학교 교무실 안
"야, 사투리 쓰는 애가 무슨 방송이고?"

말과 글을 좋아했던 여고생은 송인이 되고 싶었.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지, 어느 학교를 가면 좋을지 생각해두었던 진로 진학 계획을 임에게 이야기했던 그 순간. 그 순간은 여고생의 5년을 바꿔놓았다

S2. 대학교 심리상담센터 안
"이제부터는 하고 싶은 것 하고 사세요. 그래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에요."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대외활동, 학회 등을 통해 학교 생활을 즐겁게 했던 여대생. 4학년을 앞두고 심한 우울감에 젖어들었다. 열심히 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 자격증은 운전면허뿐인 스펙도 스펙이었지만, 정말 회사에 취업하는 것만이 자신의 길인 건지에 대한 의문이 자꾸 들었다.


정신과를 찾아갈 용기는 없던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학교 안에 있는 학생 심리상담센터. 거기서 풀린 비밀은 이랬다.


그녀는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외우는 것을 잘 못하지만 몸으로 부딪쳐서 배우는 지식은 누구보다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심리검사 결과를 분석해주던 상담사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고 말했다. 그때 세상의 모든 위로가 그 말을 통해 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여고생이 잃어버린 것 같았던 5년을 다시 되찾아주었다.


심리상담센터를 나와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을 찾는 과정에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발급받게 된 것은 어떤 우연이었을까?


고등학교 1학년 장래희망란에는 '쇼호스트'가 적혀있었고

그 날의 기억 역시 선명하게 떠올랐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한 교사의 이야기에 그 꿈을 접었지만, 대학생이었던 나는 한 상담사의 이야기에 그 꿈을 다시 펼쳐보고 싶어 졌다.


그렇게 대학교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끝내자마자 서울의 쇼호스트 학원에 등록을 했고, 수강한 지 5개월 됐을 때는 라디오 리포터로 데뷔를 하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방송을 하면서, 한 사람 때문에 돌아가지 않아도 될 5년을 허비한 것 같아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 났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5년을 무사히 극복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방송에 도전할 수 있게 지지해주었던 고마운 한 사람을 더 열심히 떠올리려 노력했다. 그 덕분에 지금의 나는 방송과 코칭으로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삶을 살고 있다.


군가의 삶을 바꾸는 데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날개를 꺾어버리는 데도,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데도.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단 한 사람이 없었다면, 당신만큼은 꼭 누군가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단 한 사람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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