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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예라 May 07. 2023

스타트업 도전기 No.2 창업 아이디어의 시작

호기심에 대하여...

사람들은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고 들었다. 나도 그렇다. 워낙 생각이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다. 어릴 때부터 그래서 쓸데없는 것을 묻는다고 아버지에게 혼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가짓수의 일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한다. 관찰된 현상에 대해 '왜?'라는 질문 내지는 의문을 품고, 답이 나올 때까지 네이버 지식인을 검색하든, 책을 찾아보든지 한다. 그런 일종의 강박은 어떨 때는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고, 주변 사람도 피곤하게 만들곤 한다. 나도 안다. 그렇지만 또 어떨 때는 그런 나의 호기심과 의문 덕분에 덕을 본 적도 많다. 우연히 극장에서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다가 '그런데 지금 저 폴란드 양육원의 선생님들이 흘린 눈물의 의미가 뭘까? 왜 나까지 이 장면에서 이토록 슬프게 울고 있는 것일까?'하며 눈물의 의미를 찾으며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박사학위 논문 주제까지 정하기에 이르렀다. '눈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나의 논문은 1년간 진짜 나를 눈물, 아니 피눈물을 펑펑 흘리게 하였고, 결국에는 218페이지에 이르는 논문으로 완성되었다. 하여간 나는 그 호기심이 문제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호기심은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어주는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다. 

그날도 그랬다. 저녁식사를 하다가 남편이 말했다.

"요즘은 AI가 그림도 그려줘요." 

"아. 정말요?" 

"우와. 그럼 내가 원하는 이미지도 척척 만들어 낼까요?"

"아.. 아마도요?" 

"AI가 만들어준다는 이미지는 그림만 되는 건가요? 사진도 되나요? 동화 삽화도 가능할까요?"

"아.... 그.. 그럴걸요?"

남편의 한마디에 난 대여섯 가지의 질문을 했고, 성심성의껏 대답을 하다 지친 남편은 이내 '직접 알아봐라'라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식탁을 떠났다. 남편이 떠난 식탁 의자에 홀로 앉아있는데, 반짝하고 내 머리에서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요즘 더욱 똘똘해진 AI를 통해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 내 글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이미지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면????'

그 즈음,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올릴 때마다 어울리는 이미지 찾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답답하고 불편해하고 있었다. 한 번은 아기를 키우는 여동생이 자신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다면서 하늘색 토트백을 주겠다고 말했고, 나는 그 백을 들고나갈 일을 만들라고 충고해 주었던 에피소드로 글을 쓰고 있었다. 글을 완성하고 나서 이미지를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책이 두어 권 들어갈만한 크기의 하늘색 가방 이미지가 없었다.  여러 무료 이미지 사이트를 전전하여,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이미지를 간신히 찾았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은 휴대폰 하나와 화장품 몇 개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핸드백 이미지였다. 그래서 결국 난 토트백이 아닌 핸드백으로 글 내용을 고치고 말았다.  여러 번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며 글을 다듬고 그것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까지 찾아서 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아름다운 이미지, 딱 어울리는 그 이미지'에 대해 끊임없이 갈망했다. 

'AI는 어디까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 나처럼 낯선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AI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평소와 비슷하게 한번 머릿속에 떠오른 나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리고 답을 얻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도 찾아보고, IT 개발자인 남편에게 질문을 하고, 검색도 하면서 재미있는 '생성 AI'의 세계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 똑똑한 생성 AI는 사용자의 명령문에 따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빅 데이터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다. 무척이나 매력적인 것은 생성 AI에게 학습을 시키면 시키는 만큼 더 똑똑해져서 점점 더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에 더욱 가깝게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블로그나 브런치 작가들도 나처럼 이미지를 찾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까?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과연 사용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또 생겨났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 설문조사 기관에 의뢰를 하면 알 수 있겠다는 답을 얻었다. 

그렇게 계속 내 안에 생기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나와, 삶에서 사람들이 겪는 불편한 점을 찾아 개선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트 업'이라는 생태계는 묘하게 닮아있다. 그래서 나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해도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그만큼 훌쩍 성장한 나를 마주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것만으로도 참 멋지지 않은가? 나는 앞으로도 내가 가진 '호기심', 즉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사랑하기로 했다.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할 나의 모습을 어디 한번 기대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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