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인가, 잡념인가, 집착인가.
깊이를 알 수 없는 허망한 것들의 바다에서
홀로 떠 다닌다.
지나온 세월 때문이라
스스로 자책도 해보지만
늙고 야윈 몸을 잠자리에 누이면
숨어 있던 놈들이 하나, 둘씩
슬금슬금 기어올라
끊임없이 칭얼거린다
한놈을 머리 밑에 누이고 또 한놈은 가슴 위에 올려놓고
양 옆구리에 한 놈씩 끌어안고
달래 보기도 하고 씨름도 하다 보면
불끈 혈관이 솟고 야속하기 만 하다가
새벽이 훤하게 밝아오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어둠 속에서
늙은 몸뚱이만 홀로 남아있다.
용서를 해야지, 모든 것을 용서해야지...
돌아 가기 전에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살아오면서 지은 내 업보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