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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Feb 29. 2024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

#글쓰기 #쓰기의 힘 #일상적 글쓰기 #매일글쓰기 #글쓰기방법론

다나카 히로노부? 누구지?


내가 아는 그 다나카는 아니겠지. 검색부터 했다. 전작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2020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 겉표지만 봐도 나름대로 척하면 척하는 것이 있다.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 (2024년) 책의 첫인상은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고 펼치면서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작가 자신은 비즈니스서 이런 자기 계발서는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심심풀이로 당근과 채찍으로 삼아 종종 읽는다. 알려준 데로 실천하느냐 묻는다면 그건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뿐이다.


출근길 30분씩 3번 펼치면 다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다.
(느리다고 생각된다면, 내 나름 정독하며 읽었을지도...)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 다나카 히로노부 지음



요즘 나의 글쓰기 고민은...


두 번째 웹소설을 쓰는 중이다. 한 화에 5000자를 100화까지 쓰는 일은 정말 흰 머리카락 늘게 하는 일이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깐 내가 뭘 쓰는지 모르고 공모전에 30화를 냈고, 나머지 70화는 나와의 약속이라는 의미에서 쥐어짜며 냈다. 사실 이야기는 70화에서 끝났는데 100화를 목표로 했기에 쥐어짤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125화 단행본 5권을 목표로 쓰고 있다. 그런데 혼자서 쓰는 글이란 이런저런 핑계로 하루하루 글 쓰는 일을 미루기 일쑤고 내가 쓴 글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스토리 메모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자계서에서 그런 <웹소설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을 열 권도 넘게 읽었지만 나 대로 써보겠다고 의기양양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그들이 해준 비법을 이용하게 되었다. 아무튼 내가 웹소설 내가 읽은 웹소설들보다 재미있을 있는지 그게 가장 문제라면 문제였고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렇다 보니 쓰면서 재미있냐고 자문해 보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어졌다. 그게 바로 그들이 말한 '내 글 구려병'이구나 싶었다.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를 보면서 사실 기운을 얻고 싶었다. 힘내고 싶었다.



좋아서 시작했지만, 글을 쓰는 일은 정말 괴롭다. 그러나 글을 쓰다 보면 그 글이 나를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데리고 간다. p219



책을 들고 우연히 펼 친 페이지에 바로 위에 글이 적혀 있었다.

'좋아서 시작했지만, 글을 쓰는 일은 정말 괴롭다.' 일단 몸이 괴롭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 '그 글이 나를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데리고 간다.' 그렇다. 정말 나도 모르는 결말에 이르러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려고 노력했고 질렀고 그 기분이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기쁘기도 했다.








문학과 웹소설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바로 나를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었다. 나는 만화를 20년을 보았고 장르적 웹소설을 읽을지 7년 정도인가 되었다. 정말 푹 빠져서 읽었던 1~2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쓰고 있으니 감개무량이다. 그리고 역시나 읽는 것과 쓰는 것 둘 다 놓칠 수가 없다.


시작만 있고 끝이 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아무튼 첫 작품을 끝내고 단행본까지 준비하고 있으니 장족의 발전은 발전이다. 그냥 경험 삼아해 보려고 단행본까지 만들 요량으로 덜컥 계약했다. 자계서에서 본 여러 팁들을 떠올려보며 '나 지금 잘하고 있지?' 혼자 자문자답해보기도 했다.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첫 작품은 분명 어설프고 이런 작품이라도 계약하자고 하니 여한이 없어 손 흔들어 보낼 수는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사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져 버려서 1~10화까지 쓰고 다시 부분 부분 잘라내서 순서를 바꾸기까지 했다. 그게 2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냥 놓아두고 쳐다보지도 않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는 캐릭터들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 같은데 어느 배경으로 뛰어들어갈지 갈피를 못 잡는 상태가 되었다. 자계서를 참고하자면 그들은 결말까지 다 나온 상태에서 글쓰기 작업을 하라고 했는데 나는 캐릭터가 만들어지면 저절로 가려고 하는 곳이 생길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어서 일단 써보자는 마음이 우선 들어버렸다.


아무튼 여기에 나의 글쓰기 고민을 남기는 중이다. 혼자서 하다 보니 이런 말을 쏟아내고 싶었던 것도 같다. 독서 토론회를 부럽게 생각은 하지만 참여하기에는 부끄러움이 많이 터라 사실 혼자 읽고 혼자 쓰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네 글 구려는 짝꿍에게도 듣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런 책 리뷰를 빌어 내 고민을 풀어내고 싶기도 하다. 말이 길어졌지만, 다나카는 나에게 어떤 말로 위로해 줄지 아니면 채찍질을 해줄지 그런 기대를 하며 읽었다.





<24년 차 일본 최고 카피라이터의 완전히 새로운 글쓰기 강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바야흐로 누구나 글을 쓰고 누구에게나 보여줄 수 있는 시대다. SNS에 쓴 글로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되기도 하고, SNS에 쓴 글만을 엮어 책을 내기도 하며, 급기야 모두가 선망하는 유명 작가가 되기도 한다. 당신도 자신이 쓴 글로 돈을 벌거나 사람들의 인정이나 주목을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의 글쓰기는 출발점부터 틀렸다!

일본 최고의 광고회사 덴츠의 24년 차 카피라이터 출신 칼럼니스트 다나카 히로노부는 글을 잘 쓰려면 먼저 내가 즐거워지는 글을 쓰라고 단언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글을 쓰면서 ‘돈을 벌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는 등의 이유로 글을 쓰지만, 그런 글은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내가 즐거워지는 글’이란 그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나 자신을 첫 독자 삼아 쓰면서 스스로 웃을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것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즐거워진다는 것은 단순히 마음가짐이 바뀌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을 덮어버리는 차원이 아니다. 쓰는 행위를 통해 실제로 ‘내 삶이 바뀌는 것’이다.

수만 명의 수강생이 열광한 그의 강의를 풀어쓴 이 책은 “글 잘 쓰는 기술 따위는 없다”라는 선언으로 시작해 “인정받는 게 목적인 글은 아무도 안 읽는다”, “예측 가능한 타깃은 없다”, “글로 밥벌이하겠다는 생각은 애당초 버려라” 등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글쓰기의 목적과 원칙들을 단번에 부정한다. 스스로 즐겁지 않은 글쓰기는 고통스럽기만 할 뿐, 그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는다는 것. 내가 재미있지 않으면 펜조차 들지 말라는 그의 독특하면서도 진솔한 통찰은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두 달 만에 15만 부를 돌파, 아마존 재팬 종합 베스트 1위를 달성했다.







당근채찍


내가 써서, 내가 읽고, 즐거운 기분이 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는 동안에 나 자신이 독자가 된다. 그렇게 쓰는 것은 혼잣말을 하고 그 말에 혼자 웃는 것과 비슷하다. 어찌 보면 바보 같지만,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모르는 독자를 상정해서 기쁘게 해 주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다.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_103쪽,
‘12. 저는 제 글이 재미있는데요?’ 중에서



글을 쓰면 쓸수록 그 사람의 세계는 좁아진다. 물리학에 대해 떠들어대는 사람을 보고 주변에서 물리학에 정통한 사람인가 하고 착각하다가도, 그가 무언가를 쓰면 쓸수록 아니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밝혀진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글을 쓰는 건 일단 나 자신을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접한 사상은 당신만 알고 있다. 당신이 품은 심상은 당신만이 기억한다.
당신은 세상 어딘가에 작은 구멍을 뚫듯이, 작은 깃발을 세우듯이, 그냥 쓰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누군가가 그곳을 지나갈 것이다. 당신이 세상에 남긴 작은 흔적에 눈길을 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을 좁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작은 행위가 결과적으로는 당신의 세상을 넓혀준다.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당신만의 세상을 구축함으로써, 틀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_205쪽,
‘23. 언젠가 누군가는 당신의 글을 읽는다’ 중에서



나에게 당근과 채찍을...


원래는 목차부터 읽기 바쁜데 차근히 읽고 싶어서 넘겼다. 출판사 제의도 받은 책이니 성실하게 읽어야 되겠다는 책무도 있었다. 다나카처럼 나도 그렇게 쓴다면 좋겠지만 나에게도 나만의 스타일이라는 게 있을 것이 분명하니깐 따라 하는 건 관두기로 했다. 따라 한다고 해서 되는 것들은 극히 적다는 것을 나도 안다. 내가 터득해야 할 뿐.


내가 즐거울 만한 글을 쓰라고 하는 말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고, 자료 수집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는 질책을 받은 기분이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1/20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전작주의 독서하고 있는 나로서는 거기에 한해서는 나름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쓰는 글에 한해서 그렇게 하느냐 묻는 다면 아니다. 웹검색 한번 쓱하고 말았으니 반성했다.


자료조사의 분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왜 자료 조사하느냐? 내 전작주의 작가는 로맹가리, 파스칼 키냐르, 프란츠 카프카, 로베르토 볼라뇨, 파스칼 메르시어까지 당도했다. 진행형이고 이 작가들의 한 작품에서 끝나지 않고 전부를 읽는다는 일은 더 알고 싶어서다. 다른 이유가 없이 그 작가의 글을 탐사하는 일인데 거기에서 내가 발굴하고 싶은 것들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 작가의 작품이 자료라면 나는 계속해서 그 하나하나를 요약하고 머릿속으로 심화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장 한 줄 한 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이 머물고는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것에 심취하고는 한다. 나만의 것이 아닐까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된다. 자료 조사라는 게 그런 단계 단계를 거쳐 심화하고 새로운 질문을 도출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다나카 씨 나에게 위로와 공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여기에 추천도 남기고 있으니 당신의 책이 많이 팔리길 바랍니다. ㅋㅋ



"이 리뷰는 인플루엔셜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남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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