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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지연 Mar 07. 2024

딱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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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게 이것 밖에 없던데요?

오랜만에 한물이를 만났다. 컨설팅 후 1년 반 만이다.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간 여러 직업들을 거쳤지만 진정 '하고 싶다' 느낀 건 이것 뿐이라고 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은 퍼스널 컬러 컨설턴트. 어떻게 발견했는지 물었다. 패션이나 뷰티 쪽에 관심이 많아서 진작에 알고 있던 직업이라고 했다. 유튜브에서 자주 보았다고. 하지만 그때는 '저런 게 있구나.' 정도. 그린 라이트가 켜진 건 실제로 진단을 받으러가서 였다. 컨설턴트를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수학강사 정승제가 그러더라. 전문가가 자기 일을 하는 걸 보고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란 생각이 든다면, 그것을 직업으로 하라고. 한물이가 비로소 그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천직은 있다. 다만...

이쯤되면 다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을 것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건 뭐지?'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고, 정말 그런 순간을 맞이한 적이 있다면 축복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먼저, 마주했을 때 그것이 내 것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자신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로 '해도' 괜찮다고, 잘 할 거라고.


그리고 이것을 위해 들이는 시간, 노력은 대개 지지부진하다. 정답은 없고, 오직 나와 나의 싸움뿐인 시간. 그래서 나는 솔직히 생각한다. '천직이 없어서' 또는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지지부진한 시간을 견디지 못해서 적당한 일들을 하고 있는거라고.(물론 일이 삶에서 중요한 분들에 한해서) 어쨌든 이 글은 방법을 나누기 위한 거니까 각설하고, 한물이 했던 노력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아보자.



1. 내 것이라고 알아차리기 위한 노력


세상의 모든 사람이 안다. 보았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걸. 하지만 그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 낸 건 뉴턴뿐이다. 유레카는 오랜 고민 끝에 터진다. 천직은 오랜 자기 이해의 노력 끝에 발견된다.


한물은 오랫동안 진로 수업(제 수업. 하핫)을 들었다. 일대일 컨설팅을 받았다. 수업을 듣는 동안 머리가 터져나가는 줄 알았다. 아무리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건 없는 것 같아서. 묻고 또 물은 끝에 발견한 자신은 아래와 같다.


디자인(전직)은 아무리 주변에서 칭찬을 하고 괜찮은 아웃풋을 만들어내도 자신감이 휘발된다. 자연스럽게 잘하고 싶지가 않다.

뷰티나 패션 분야는 찾아보고 분석하는 게 일상이다.

친구들이 징그럽다고 할 정도로 색을 분석한다.

처음 보는 사람도 편하게 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꼭 맞는 것이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줄 때 행복하다.

무언가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재능이 있다.


한 줄로 정리하면, 다른 사람에게 꼭 맞는 색을 분석해서 쉽게 설명해 도움주는 일.


한물 뿐만이 아니다. 수업 후 자신에게 딱 맞는 직업을 찾아 취업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2개 있다.


1) 찾고 보니 주변에 있었더라고요.
   - 예. 매주 받아보던 뉴스레터, 인스타그램 광고, 다니고 있던 학원, 속해있던 커뮤니티

2) (제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아니까 보이더라고요.


알아차리려면, 먼저 알아야 안다. 자신을.




2. 자신을 설득하는 노력


한물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관련 공부를 해본 적도 없고, 관련 경력도 없다. 한물은 의류학과를 졸업했다. 패턴사로 1년 반을 일했다. 브랜드 디자이너로 3년을 일했다. 회사에 소속되고 싶었다.(퍼스널 컨설턴트는 주로 프리랜서 형태로 일합니다.) 그래서 부정했다.


아팠다. 마치 신내림을 거부하는 사람처럼. 심리상담도 받았다. 리츄얼도 했다. 친구들에게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러다 강점 검사를 받았고, 두 번째 그린 라이트가 켜졌다고 했다. 최상화, 개별화 등의 강점이 있다는 걸 알고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꾸준히 자신을 설득한 것이다. 해도 된다고, 잘할 거라고. 자기 안의 힘만으로는 용기가 안나니까 외부에서 끊임없이 증거를 채집한 것.


진로를 고민하는 많은 청년들이 '찾는'데만 골몰한다. 좋아하는 걸 찾기만 하면, 하고 싶은 걸 찾기만 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처럼. 그렇지 않다. 새로운 갑갑함이 찾아온다. '알면서 왜 안하는데?' 처음엔 알게 된 그것이 틀렸다고 부정해본다. 다음으론 그것을 할 수 있는 때가 아니라고 동네방네 말해본다. 그럴만한 실력이 없다고도 밀쳐내본다. 하지만 결국 하는 것 말고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걸 깨닫는다. 마침내 용기를 낸다.


나는 자주 말한다. 두려울수록 하라고.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고백은 특히 두렵지 않은가. 진심일수록 무섭다. 도망가고 싶을수록 붙잡고 해야만 하는 일이다.


자신을 설득해서 마침내 자격까지 갖춘 한물. 멋지다.


Everything I needed on the ground.

이 글을 쓴다고 하니 한물이가 마지막으로 전해준 문장이다. '내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 모두 내 안이 있었더라.'(로제의 on the ground 라는 노래의 가사 입니다.) 한마디만 덧붙이고 싶다. 그러니 성실히 고민해서 알아차리라고, 부지런히 자신을 설득해서 알아차린 그것을 꼭 자신의 것으로 해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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