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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토타입L Nov 29. 2016

영어와 그래프 모음: 서문

런던 직장인의 영어와 숫자로 가득한 세상 적응기

영국에서 한국으로, 다시 영국으로 re-return 을 하여 지낸지 2년. 그간 두드러지게 많이 쓰게 된 2가지 (소통) 도구가 있다면 영어와 그래프이다. 영어는 나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매개하고 그래프는 숫자를 매개한다.


브렉시트 여파로 인해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re-re-return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지내며 사용한 도구에 대한 사용기랄까, 팁 같은 것을 차곡차곡 모아보자는 마음이 따라왔다.


첫 번째로 (회사) 영어 모음은 여기서 살며 부딪히며 주워모은 표현들이다 - 회의실에서, 이메일에서, 또 카페테리아에서. 아마 시험에 나올리 없고, 특별히 교양미 있는 표현은 아닐 것이다. 너무 사소하기에 잘 다루어지지 않지만, '아 이런걸 이렇게 말하는구나. 나도 써먹어야지. 잊어버리지 않게 적어놔야지' 했던 것들이다. 전공자가 아니기에 체계적 설명은 무리이고, 대신 여러 예문이나 상황을 곁들인 비전문적인 부연설명은 들어갈 수 있다.


두 번째로 그래프 모음에서는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고, 시각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하려고 한다. 데이터 시각화는 간단히 말해 데이터(대부분의 경우 정량화/숫자화 된다) 를 그래프나 테이블 등으로 변환하여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과정 혹은 그 결과물이다.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그걸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시각화 방법이 달라진다. 데이터 시각화를 소통의 도구로 이해한다면, 메시지를 잘 전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여러 세부 요소를 제대로 만들어야만 한다. 주로 궁금한 주제에 관해서 데이터를 찾아 직접 그래프를 만들거나, 다른 곳에서 만든 잘 된 시각화 및 분석물을 공유하며 코멘트를 추가할 것이다.


사용자 프로파일을 소개하자면, 우선 영어는 요즘 사람치고는 늦게 접했다. 초등학교때 알파벳 정도는 알았고, 중학교 수업시간에 영어를 정식으로 처음배웠다. 영어에 특별한 흥미는 없었지만 학교에서 훌륭한 영어 선생님들께 배운 덕에 기본기는 잘 쌓았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며 영어로 업무를 했지만 영어권 나라에 발을 딛은 것은 최근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외국인들 사이에서 (사실은 내가 외국인) 일하면서도 외국인 울렁증이 있다. 그런 내가 영국에서 일하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지만, 세상엔 이상한 일이 참 많지 않은가.

그리고 나는 문과생이다. 교과과정으로서 수학은 곧 잘 따라갔지만 역시 흥미는 없었다. 그냥 대학 잘 가려고 공부한 것이다. 대학에서 통계학, 정량적 방법론 그런 것들을 수강하긴 했을 것이다. 별 소질은 없었지만 경영 컨설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고, 후에 어쩌다 애널리틱(Analytics) 관련 컨설턴트일을 잠깐 했는데 그 계기로 차트 같은 것을 많이 그리고 또 보게 됐다. 


데이터가 21세기의 금광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오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 예능에서도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튀어나온다. 함수 나올 때 이미 수학을 포기한 사람도, 백만 단위 넘어가면 숫자 읽기가 힘든 사람도 이제는 데이터를 마주해야만 하고, 그것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생각과 공을 들인 시각화가 그것을 도울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영어도 수학도 그냥 점수나 잘 받자고 공부했을 뿐 졸업하면 얼마나 볼 일이 있을까 했다. 그런데 그걸 매일 쓸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 매일 공부한다. 그리고 계속 접하다 보니까 재미있어진 것 같다. 영어와 숫자는 중요하다. 예전에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그랬을지 모르지만, 점점 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해지고,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 곳곳에 들어오고 있다. 영어는 그렇다 치고 숫자/데이터 언어가 일상 언어로 들어오는 것은 참 흥미롭다. '1도 모른다'라는 표현에서 처럼. 데이터의 대중화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영어와 숫자로 가득한 이 어지러운 세상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고 잘 헤쳐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 가지 접근법으로서 영어표현과 그래프를 잘 모아담을 브런치를 시작한다. 


P.S. 영어에도 수학에도 흥미가 없었다. 그러면 무엇을 좋아했느냐 하면, 국어와 한문 시간을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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