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까지 분명 낮에 따뜻 더웠는데 오늘은 무슨 겨울 같아요. 가을이니까 나도 분위기 좀 내고 싶어서 트렌치코트를 하나 사야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백화점엘 갔는데 벌써 양털(?)과 패딩들이 줄을 서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있자니 왠지 내가 원하던 그 연갈색과 베이지색 그사이 어디쯤의 트렌치코트를 사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아서 괜히 서성이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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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옛날에 알고 지내던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나요 그 친구는 그때 제가 밥 한번 먹자는 말, 영화 한번 보자는 말 한마디만 했으면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 몰랐을 거래요. 어느 정도 기대했는데 마냥 기다리기가 힘들어 나를 잊고 보냈더니 다른 남자가 생겼다고 하네요
밥 한번 먹는 거 영화나 한번 보는 거 말하긴 참 쉽지만 그러고 났을 때 네 마음이 내 마음이 긍정이 될는지 부정이 될는지 어떨는지 그때는 도통 알 수가 없었어요 그게 좀 겁난다고 해야 하나 뭔가 좀 시원치 못한 불확실성에 고민하다. 뭐 그렇게 어영부영하다가 그냥 네 뭐 그냥 그렇게 지나친 거예요
아쉽죠
후회에 몸부림치는 그런 감정은 아니지만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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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트렌치코트를 훌렁 걸쳐 입고 가을 분위기를 내고 싶었는데 입어볼 생각을 못하고 서성거리고만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