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가만히 서있던 것에서부터 였을 것이다.
움직일 수 없으니 옆에가 더 궁금했을 터
처음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부터,
쓰러져 옮겨가는 것이 두 번째,
박혀있는 뿌리를 빼내는 것이 세 번째,
끌고 와서 다시 뿌리를 내리는 것이 다음번째,
돌아와서 한번 더, 걸음마는 그렇게
호기심으로부터 시작.
자유로워졌으니 더 멀리 있는 것이 궁금하다
더 많은 것이 궁금하다 더 빨리 알고 싶다
좀 더 빠른 반복으로 하나 둘 하나 둘
숫자 1은 두음 절 숫자 2는 하나의 음절
역설적인 두 가지 숫자와 욕심으로부터
달리기의 시작.
숨이 찰 때까지 달리다가 또 달리다가
돌부리에 넘어지게 되는 날엔 아픔까지 알게 된다
몰랐어도 괜찮았을 것을 알게 되니 느려진다
달리기는 빠른 걸음으로 빠른 걸음은 보통걷기로
그러다 제자리에 멈춰 서서 잠시 고개를 추켜 들고
하늘을 바라보는 것으로 다시 시작
날고 싶다면 절벽 끝까지 전력질주를 해야만 한다
뛰다가 넘어지면 아픔을 갖고 가겠지만
두려워 멈추게 되면 후회를 갖고 갈 것이다
가만히 서 있으면 아무것도 갖고 가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하늘을 나는 것엔 실패할 것이다
다만 무엇 하나라도 가져가려면
반드시, 저 절벽 끝까지
전력질주를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