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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규 Mar 23. 2021

왜 일해야하는가에 대한 대답

내가 책임을 느끼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최근 몇년동안 저는 언제나 창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거나, 적어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살아갔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을 내지 않았을뿐 이미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게 도전은 언제나 일상이었고 사람들과 각자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이미 도전의 경험이 쌓이고 쌓여서 사업을 하는 단계까지 나아간 사람들을 마주하다가 평범한 도시청년들을 보게 되었을때의 느낌은 다소 생경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왜 일해야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공유합니다. 





1. 취업하기 힘들다 -> 기존방식으로 취업하기 힘들다


만나면 제일 먼저 듣는 이야기가 힘들다입니다. 뭐가 그리고 힘든일이 많은지. 이유는 다 다르지만 그냥 공통적으로 힘듬을 호소합니다. 그 모든 사례를 담을 수 없으므로 취업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네. 물론 취업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정말 취업하기 위해서 모든것을 다해본적이 있는가. 막연히 자신만의 세상에서 명확한 비젼과 목표도 없이 그저 남들이 다 좋다고 생각하는 몇안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혹은 안전하다고 하는 공기업, 공무원을 대상으로 노력하지는 않았을까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 어찌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지켜줬던 그 무엇도 앞으로 당신을 지켜주지 못할겁니다. 이런 불확실성의 세상에서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그래야만 나의 방향이 세워질 수 있고. 그래야만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난 적어도 이정도는 받아야 해. 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기준에 맞는 연봉을 줄 수 있는 직장을 검색해서 그곳에 도전한다면 그 과정에 이르는것도 힘들겠지만 힘들게 직장에 들어가서도 얼마 견디지 못하고 퇴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 주변에 좋은직장 퇴사한 친구 동생 후배들이 너무 많아서 잘 압니다. 그렇게 힘들게 노력해서 들어왔는데 막상 경험해보니까 도저히 못하겠는겁니다. 본인이 원했던 것이 아니니까요. 


우리보다 앞서 있는 선진국들에서는 청년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를 얻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까요. 그것을 확인해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얻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취업하기 힘들어진게 아닙니다. 기존의 방식으로 취업하기 힘들어진것 뿐이죠. 

제가 친한 동생들. 학교후배들을 만나면서 취업하도록 도와줄때 무엇을 하게 시키는지 공유하겠습니다. 


1) 무조건 에세이를 쓰게 하고. 글을 쓰게 합니다. 

2) 자기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사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며 아무 능력도 없는 상황이라는것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근거없는 오만함을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할 수 있는것고 결과를 내본것도 아는것도 아무것도 없으면서 책만 읽고 인터넷만 하던 객기로 가득한 친구들이 너무 많습니다. 

3) 그때부터 엄청난 트레이닝을 통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하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하고, 사업계획서를 쓰게 만들고 세상을 마주하게 합니다. 본인의 자신감과 달리 나오는 결과물이라는게 얼마나 처참한 수준인지 스스로 느끼는 과정을 겪고 뼈를 깎는 느낌으로 재탄생하는것을 돕습니다. 

4) 무엇이든 100개 이하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겨우 한두개 해놓고 온갖 힘든척을 다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앞에서는 그정도로는 택도 없습니다. 혼을 담은 노력을 통해 온전히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본 경험이 쌓이고 쌓이게 합니다. 

5)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으로 포트폴리오 작업을 시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갈것도 없이 이미 4번 단계에서 그 친구의 상황은 바뀌게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제부터는 선택권을 갖게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상황에 오른것이죠. 그렇게 제 후배들을 취업시키고. 이직시키고. 창업시키고. 블로그를 하게 했고. 유튜브를 하게 시켰습니다. 



2. 자신의 분야를 만들고 깊게 들어가야 한다

  

왜 취업하기 힘들어졌나. 이제는 신입에게 '즉시전력감'이 되는 것을 요구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정도 수준아니면 걍 안뽑는거죠. 해고가 유연하지 않고 인건비가 상승한 시대의 당연한 결론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테크니션 직종이 아닌 이상 이제 일자리가 별로 없는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전부다 비대면으로 하고 생산성을 올리는것에 열중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엔지니어 계열이 아닌 인건비를 절감하겠다는 뜻입니다. 


아마 제 글을 여기까지 집중해서 읽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높은 확률로 개발직군, 디자인 직군이 아닐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기획자, 전략기획, 영업, 운영 이런쪽으로 적합한 사람인가 생각해보면 그런것도 아닙니다. 그냥 자기 분야가 없는 경우죠. 제가 이야기하는 이 그외 직군들은 엄청난 업무역량이 있는 소수만이 감당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학교를 다닐때부터 동아리회장, 학생회, 취미모임의 모임장. 수백개의 콘텐츠가 쌓인 블로그나 영상제작. 뭐가 되었든 자신만의 영역에서 깃발을 꼽아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그외 직군입니다. 그리고 이 직군들은 공개채용으로 그렇게 많이 뽑지도 않고 아주 소수만의 포지션을 갖고 있는데 대부분 이미 잘 알고 있고 실력이 검증된 자기후배들을 통해 충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회사라면 들어갈 수 있을것 같은가요. 뭐 중소기업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을겁니다. 대기업들이 왜 서류가 아니라 면접비중을 계속해서 높여나갈까요. 


그래서 결국 문과베이스 출신에게도 자신의 분야를 깊게 들어가는 위험감수성이 필요합니다. 


식품회사에 취업하고 싶은 청년이라면. 식품과 관련되어 제품리뷰를 하는것부터 시작하면 될것 같습니다. 

당장 생각나는것부터 생각해서 전세계의 모든 식품에 대해서 조사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보는겁니다. 그러면 그 과정에서 식견이라고 하는 것이 생기고 취향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그렇게 직접경험을 늘려나가다 보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도 만들 수 있게 될겁니다. 그런것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공유하면서 세상밖에 자기 이름을 알리는게 필요합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것이 없어요에 대해


항상 나를 당혹하게 했던것은 하고 싶은것이 없다는 후배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니 대체 경험해본적도 없으면서 하기 싫은것은 왜 그렇게 많은지. 또 바라는 것은 왜 그렇게 많은지. 여기에 대해서는 뭐 할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말 많은 청년들이 뭔가 사회가 좋은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시도하지만. 사실 붙잡고 몇번 대화를 주고받다보면 사실은 하고싶은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잘 압니다. 


저는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동생들에게 내가 예전에 살아왔던 이야기를 그대로 되풀이해줍니다. 본래 나 자신밖에 몰랐던 나라고 하는 이기적인 인간이. 원래대로라면 내 친구들처럼 적당히 입신양명이나 하고 있어야 할 인간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에 대해서. 


나 또한 누구보다도 미래에 대해 고민했고. 하지만 경험한것도. 내 주변의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였기에 그게 좋아서가 아니라 세상의 기준을 내 기준이라 세뇌하면서 이게 아니면 안된다는 불안감과 공포로 삶을 살아갔고. 마음속으로는 두려움뿐이었지만 그걸 내색하기 싫어서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면서 누가봐도 너무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고 살았던 내 과거에 대해서. 


나는 방법도 모르고 답도 몰랐지만 내 자존심은 도저히 그런 삶을 살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씩 하나씩 생각하고 시도해보면서 풀어나갔다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똑똑한 사람도 아니었던 내가 조금이라도 똑똑해지기 위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고 어떻게든 나보다 훨씬 대단하고 똑똑한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어리석었던 내가 아주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계속했다는 것을. 그것이 나를 성장시켰기 때문에 나는 누군가의 앞에 나서는 것도. 책임지는 것도 싫어했지만. 그냥 누군가의 모임에 소속되어서 알맹이만 빼먹고 싶은 사람이었지만. 내가 원하는 성장공동체를 목표에 집중하면서 건전하게 운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내가 깃발을 들고 리더가 되어서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삶을 선택하면서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격을 버려야만 했다는 것을. 거기서부터 내 인생이 격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자신만의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삶에 변화는 없습니다. 제가 아주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었던건 아주 작은 시도였지만 계속 두드렸고 문이 열릴때까지 두드렸기 때문입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작한 외부세계와의 소통이 자극이 되어 나를 움직이게 했고 계속 움직이고 움직였습니다. 내 마음속의 답을 찾을 때까지.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렇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냥 고생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얻는것을 원하죠. 편한것을 원하죠. 세상에 그런건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와 논리는 세상에 잘 퍼져나가지 않습니다. 불편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귀에 듣기 좋은 소리를 원합니다. 검색창에서 한번 검색을 해보면서 조회수를 보면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월천만원 버는법. 수익올리법. 돈버는 법. 알아듣기 어려운 소리도 하면 안됩니다. 훌륭한 마스크와 옷차림으로 쉽고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만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세상사람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무엇을 바라보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글을 씁니다. 왜냐하면 저는 학창시절부터 학회활동, 동아리활동, 운동부활동, 기타 취미활동등 너무 많은 일들을 별였고 또 해왔던 사람이라서 졸업한지 한참되었지만 아직도 후배들이 많은 사람이니까요. 


내가 세상 모든 사람들을 책임질 필요도 이유도 없지만. 내가 20대 시절 추억을 간직했던 곳들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내가 초대회장으로서 맨땅에서 일으킨 동아리와 모임들이 아직까지 살아서 숨쉬고 있는데 미약하지만 그 시절 내가 세운 가치관을 그대로 따르는 애들이 있는데 모른척 할수가 없어서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 동생들에게 비정한 현실을 알려주고 책을 선물하고 얼마나 죽을 각오로 노력해야하는지 가혹한 도움을 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을 쓰는 것은 이 일을 몇번이나 반복하면서 이제는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 하기 싫어서 링크로 보내주고 있는데. 에버노트에 있는 링크를 브런치로 옮겨왔을뿐입니다. 그러나 제가 후배들을 도와주면서 느꼈던 생각과 경험, 이야기들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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