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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Apr 03. 2021

지역대학의 창업교육에 발전이 없는 이유

안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언제서부터인가 대학의 창업지표가 해당대학을 평가하는 중요지표로 부상하게 되면서 갑자기 전국의 대학들이 창업을 중시하고 창업교육, 창업경진대회, 창업지원 등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도 나도 창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하고 각종 행사(?)와 알 수없는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합니다. 


물론 작디작은 제 경험이 모든것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틀은 자극적으로 잡았지만.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쓰는 글은 아닙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정보가 알려지면서 더 많은 개선과 희망이 있었으면 합니다. 



1. 그 대학과 관계없는 전문가들이 돈벌기 위해 오는 곳


참여자들 입장에서 자기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을까요. 자기 학교 출신의 선배가 하는 이야기에 공감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대학에서 진행되는 창업교육은 반드시 그 대학출신의. 자대출신 창업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뭔가 해당대학과 비지니스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고, 운영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조직장과 친하거나 잘 아는 사람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해당 대학과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받은만큼 일해줄뿐 그 이상의 노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몇몇 대학들은 어떻게든 결과를 내기 위해서 자대출신의 창업자들을 찾아나서고, 그들에게 부탁해서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참여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어렵게 모셔오신 분들은 강의 한번 하고 그냥 체면상 이메일이나 연락처 공유하고 컨택 몇번으로 끝내는게 아니라 적어도 최소한의 애정을 갖고 참여자들을 대해주고, 몇몇 괜찮은 친구들이 보이면 일이 아니라 그냥 선후배 관계가 되어 사적으로 친한 사이가 됩니다. 당연히 이곳에 돈벌러 오는게 아니라 과거를 추억하며 오히려 돈을 더 쓰고 가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죠. 


겨우 잠시동안의 강의. 멘토링 만으로 어떤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이 바뀌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동안 대화와 토론,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통해서 겨우 조금씩 조금씩 개선의 여지를 두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 사람은 절대 단 한번에 바뀌지 않습니다. 


창업의 세계는 철저하게 도전의 영역에 위치해 있고 그 세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절대 말 몇번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애초에 전문가의 영역이란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앞으로도 공개될 수 없는 일들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뻔한 성공담 얘기가 아니라 그 사람이 실제로 일을 하는 방법과 관점, 태도를 배워야 하는 것이죠. 


학부생 때부터 이런 선배창업자들을 따라다니면서 조금이라도 현실을 보고듣고 실제로 제로베이스에서 사업을 일으키는 방법을 깨달은 친구들이 우글우글대는 대학과 누군가가 하는 성공담이나 들으러 다니며 상상속의 동기부여만 잔뜩 받은 친구들이 있는 대학.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2. 동기부여 강연에 굉장히 집착한다


문제많은 대학들일수록 동기부여 강연에 굉장히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굳이 이 자리에서 강의와 강연의 차이에 대해서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왜 이런 대중강연 형태의 이벤트를 기획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바로 편해서입니다. 


일단 쉬운얘기 하니까, 여러명의 사람들을 불러모아 사진을 찍기에 좋은 그림이 나온다 

특별히 비젼이나 관점에 대한 스터디나 리서치 없이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해당주제로 강사들을 모으기 쉽고 누구나 시킬 수 있다 


그런데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업이라고 하는 것은 도전의 끝쪽 영역에 있는 그야말로 최후의 행동입니다. 무언가 시대의 흐름에서 도전하고 싶은 인재들이 최후의 최후상황에서 선택하는 행동인것이죠. 자신의 운명을 거는 그런 위험천만한 행동을 겨우 동기부여 강연 따위를 듣고 결정할 수 있을까요. 


한 장소에 수십명 모아놓고 하는 강연으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강연문화는 대중문화에서 필요한 개념일테지만 여기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닙니다. 혁신을 하는 곳이고 리더를 키워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주제에 맞는 고민을 해야할텐데 언제까지 취업교육에서 하던 방식과 잣대를 들이댈것인가요. 여기는 취미교양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사람을 키우고 리더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해야할 것입니다. 그것이 교육과정을 대폭 전환하여 프로젝트베이스러닝, 런바이두잉 등 혁신교육의 요소를 집어넣는 일이든, 거꾸로학습 같은 플립러닝 방식이 되었든 시대에 걸맞는 노력을 하는게 필요하겠죠. 


미국의 기업가정신 재단에서는 이러한 혁신교육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몇몇 대학들은 이를 벤치마킹하고 협업하기도 하면서 빠르게 지식전파가 일어나고 있죠. 잘 알려진 곳으로는 커프만재단 같은 곳이 있습니다. 


이런 곳의 프로그램이 나름 괜찮다고 하니까 또 다양한 [XXX코리아]같은 라이센스 회사들이 생겨나면서 일종의 자격증 장사를 하는 풍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의 핵심은 실행을 하게 하는 것에 있는것이지 어떤 네임드 효과나 그것자체로 의미가 있는것은 아닙니다. 인생에 걸쳐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실행을 통해 결과를 내본 적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행동시키고 실행하게 해서 결과를 내는 과정까지 이끌어나가는지. 그게 중요한 것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생각-실행-결과의 사이클을 통해서 상상한 것을 결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 익숙해진 친구들이 우글우글대는 대학과 동기부여 강연을 통해 행복한 상상만 하는것에 멈춘채 실행이라고는 겨우 사업계획서 쓰는것 정도만 배운 친구들이 있는 대학.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더 많은 조직들이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해야하는 행동들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하지만 그 단순한 방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건 쉬운일이 아닐뿐이죠. 


위 글은 대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지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진흥원 등에서 수도권의 전문가들이 지방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방의 창업자들 입장에서 볼때 무슨 생각이 드는지도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뭐 그렇다고해서 반드시 지역주의로 뭉쳐야 한다. 이런식의 로컬리즘을 펴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선에서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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