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띠리~링 띠리~링’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나는 손을 더듬으며 핸드폰을 찾아 알람을 끈다. 이부자리를 박차고 화장실로 가서 양치와 세수를 하고 책상에 않는다. 그리고 글을 쓴다.
나의 새벽 4시 루틴이다. 처음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났던 건 아니다. 평상시에 나는 6시~6시 30분에 일어났다. 휠체어농구 책을 쓰겠다는 목표가 생긴 후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난 것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쓴다고 친구한테 이야기했더니 친구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꼭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 저녁이나 주말에 쓰면 되잖아”
나도 친구의 말처럼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저녁이나 주말에 책을 쓸 시간이 없었다. 왜냐면 퇴근 후 일주일에 두 번은 휠체어농구 훈련이 계획되어 있어 훈련을 마치고 집에 오면 22시 30분이다. 그리고 나머지 3일은 5살 된 딸아이들과 함께 저녁시간을 보낸다. 주말도 마찬가지다. 토요일 오전 휠체어농구 훈련이 끝나고 집에 오면 15시다. 그러면 그때부터 월요일 출근하기 전까지 와이프와 함께 육아를 한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알 것이다. 육아를 하고 나면 몸이 파김치가 되어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는 것을. 이런 상황 때문에 나는 퇴근 후와 주말에 책을 쓸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 게 바로 새벽 4시였다.
처음 일주일은 새벽 4시에 일어나지도 못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위해 전 날 밤 알람 시간을 3시 54분, 3시 56분, 3시 58분, 4시 이렇게 2분 단위로 알람을 맞추고 잤다. 당연히 나는 일어날 줄 알았는데 못 일어났다. 일어나지 못한 날, 나의 하루는 엉망이었다. 내 몸은 이불속에 꼼짝하지 않는데 알람을 끄기 위해 손만 더듬다가 겨우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었다. 이렇게 2분마다 계속 반복하니 잠은 잠대로 자지 못했다. 그리고 마음 또한 일어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하루 종일 불편했다. 이렇게 나는 며칠 동안 실패를 계속하였다. 그러다 나는 네 가지 규칙을 만들었더니 쉽게 일어날 수 있었다.
첫째. 알람은 새벽 4시에 한 번만 설정한다.
처음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위해 알람을 2분 단위로 몇 개씩 설정했다. 그러나 알람을 몇 개씩 설정해놓는 것과 달리 나는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알람을 몇 개씩 설정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새벽 4시에 알람을 한 번만 설정했다. 알람을 한 개밖에 설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벽 4시에 알람 소리가 울리기만 하면 나는 바로 잠에서 깼다.
둘째. 5, 4, 3, 2, 1 땡.
알람을 끈 후부터 나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먼저 악마 용윤이가 ‘이불 밖은 위험해’라며 나를 꼬드긴다. 그러면 착한 용윤이가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너의 목표는 언제 이룰 껀데?’라며 나에게 말한다. 나는 고민하다 속으로 5, 4, 3, 2, 1 땡.이라고 외친 후 왼 발을 하늘로 올렸다 바닥으로 내리면서 상체를 일으킨다. 그러면 쉽게 일어난다.
셋째. 낮잠 15분~20분 자기.
나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서 8시에서 12시 사이에는 집중력이 높아져 업무 일을 빠르게 처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점심을 먹은 후부터 졸음이 밀려와 업무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점심시간 15분~20분은 무조건 책상에 엎드려 잔다.
우리의 몸에는 24시간의 생체 시간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후 14시만 되면 무기력과 피곤함이 밀려온다고 한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에 낮잠을 잔다고 한다.
넷째. 자책하지 않기.
누가 나한테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세요?”라며 묻는다면 나는 “아니요”라고 대답해 주고 싶다.
나도 사람이다. 어떻게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겠는가? 간혹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새벽 6시에 일어난 적도 있다. 그때 나는 늦게 일어났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나를 자책했다. 그럴 때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자구만 꼬여갔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절대로 나를 자책하지 않는다.
나는 네 가지 규칙 덕분에 조금 더 쉽게 새벽에 일어날 수 있는 것 같다. 여러분들도 내가 했던 규칙을 적용해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나한테 참 좋다. 그 이유에 대해 유성은 작가는 본인의 저서『새벽을 깨우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자기 관리에 성공한다. 그것은 삶의 모든 영역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새벽은 좋은 하루를 만들고, 나아가 좋은 인생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