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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스타트업보다 이건 정말 잘하더라고요

by 마케터 임지은

대기업이 스타트업보다 이건 정말 잘하더라고요.


10~20명 규모의 작은 스타트업부터
1,000명 이상의 대기업까지 다녀보니
가장 큰 차이점이 뭔지 깨달았어요.

바로 인사 시스템입니다.


스타트업은 채용에 집중해요.
좋은 사람을 뽑는 것, 빠르게 성장할 사람을 찾는 것.

하지만 일단 들어온 사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시스템은 약하죠.

조직문화에 적응을 못 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개인의 역량이나 의지의 문제로 치부되고,
결국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전환하는 순간,
개선의 기회는 사라지죠.


대기업은 달라요.
채용만큼 '유지'에도 투자를 하죠.

직무 순환, 보직 변경, 부서 이동, 보상 조정 등
한 사람이 조직 내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장치들이 있어요.

제가 삼성증권에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회사는 저를 4번이나 붙잡아줬어요.

팀을 옮겨주겠다, 보상을 올려주겠다,
권한을 주겠다, 부사장님이 만류하셨다 등등

왜 떠나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설득을 위해 노력해 주셨죠.

저에게만 그런 게 아니라
먼저 퇴사한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였고요.

결국 저는 스타트업 씬으로 돌아가기 위해 삼성증권을 떠났지만,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좋은 인재를 뽑는 것만큼 중요한 건
그 사람이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문제가 생겼을 때
퇴사만이 유일한 해법인 조직은 건강하지 않습니다.

역할을 바꾸고, 팀을 옮기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죠.

한 명 한 명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게 진짜 인사 시스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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