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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희 Aug 10. 2024

내가 투자한 자산들

8월 6일 질문 :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한 소비는 무엇인가요?


내 통장에 있는 돈이 자산이 아니라 내가 뭔가에 썼는가가 진짜 자산이라는 표현을 기억해. 살면서 가장 많은 소비를 한 분야가 마음공부였어. 지난 25년간 요가를 시작으로 명상을 수행하고, 자기 계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어림잡아 3억 이상은 쓴 듯해. 그걸 계산해 내는 나도 웃기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소비를 한 분야가 확실하거든.

미국은 50여 회 이상 왕복했어. 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니지만 라이선스를 받고, 아봐타 공부를 업그레이드해 나가고자 12년째 리뷰를 하고 있는 것도 대단한 경험이고 나를 행복하게 했어. 어이 공부가 좋아서 부모님을 모시고 각각, 엄마는 3회, 아빠는 7회를 함께 횡단한 것도 보람 있는 소비였어.

아빠의 임종을 맞이하기 전 7년을 함께 미국을 오고 가며 각자 내면 탐사를 했고, 우리는 서로 신뢰하는 도반이 되었지. 아빠가 호스피스 생활을 했던 5개월의 시간은 살아서 경험하는 장례식이었어.  만나야 할 사람들을 거의 모두 만났고, 귀한 사랑 속에서 보냈지. 그간의 소비가 정말 귀한 투자였음을 알게 되었어.

다른 관점에서는 지역에서 소비한 것이 있어. 지역소멸 문제에 관심을 가지다가 나부터 지역에서 주민세를 내야겠다고 결정하고 주소지를 충남으로 옮긴 지 5년째야. 주로 서울에서 돈을 벌고 논산에 있는 작업실을 주말에 가는 오도이촌 라이프를 만들었어. 오가며 교통비 소비도 만만치 않아. 지난 5년 이내에 충남, 제주에서 각각 6개월을 취업해서 총 1년은 아예 지역에서 일을 했어.

직업을 자주 바꾼 것도 무척 소비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 나의 욕구와 욕망에 충실한 삶이었으나 돈은 많이 모으지 않았어. 돈보다는 경험에 많은 소비를 했으니, 이건 투자라고 해두고 싶군.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나에게 돌아올지, 이 생에 거두어질지는 불확실할 것 같아 불안한 시선을 받을 때가 있어. 오늘은 이 글을 적으면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자유로운 주의를 훈련하고, 다정한 태도가 나의 자산이구나 라는 생각을 리마인드 하게 되네. 난 정말 풍요롭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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