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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테루 Dec 29. 2020

가슴은 뜨거워지고 입술은 가벼워지는 질문

Power Question

나는 오늘도 그의 질문에 저격당했다.

점심시간 회사 CEO를 하고 있는 후배 A와 통화가 벌써 30분을 넘겼다. 그런데 이 친구와의 통화는 긴 시간을 해도 이상하게 즐겁다. 책 얘기, 육아 얘기, 스타트업 얘기 물어보는 것이 내가 말하고 싶은 카테고리의 이야기들이다. 나도 모르게 가슴은 뜨거워지고 입술은 가벼워진다.


대학 친구 E와 오랜만에 커피 한 잔 하며 마주 보고 대화를 한다. 그런데 내 머릿속에는 오늘 저녁에 있을 모임 주제 발표 원고를 무슨 이야길로 해야 할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친구와의 대화에는 뭔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가슴은 차가워지고 입술은 무거워진다.


특별히 내가 후배를 더 편애하고 친구를 소홀히 해서가 아니다. 후배는 내가 공유하고 싶어 하는 주제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친구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자연히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다. 후배 A와 친구 E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렇다 질문이 달랐다.


좋은 질문은 상대방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하게 하고, 영혼까지 끌어서 대답하게 한다. 얼마 전 분노의 질주 홉스&쇼에 나왔던 '드웨인 존슨'의 인터뷰를 본적이 있다. 한국인 리포터가 인터뷰 직전 본인이 얼마나 그의 열렬한 팬인지를 짧게 설명하자 드웨인 존슨은 매니저에게 이 인터뷰를 촬영해 달라고 말하며 "굉장한 인터뷰가 될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그의 예상대로 굉장한 인터뷰가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깊이 숨겨진 감정을 끌어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질문으로 예정시간을 넘겨서 마무리가 되었다. 정말 단어 하나하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서 인터뷰를 마치고 정말 즐거운 표정으로 진심으로 행복해하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혹시 여러분은 가슴을 저격당한 인생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답을 바꾸는 질문에 담긴 에너지와 활력 은상대의 마음속 깊이
숨겨진 감정을 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  질문이 답을 바꾼다' 본문 중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나는 질문을 준비한다.

누구와도 즐겁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를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기 전 사전에 책, 영화, 그림 등을 통해 대화 상대의 취미, 관심사, 인생 궤적에 어울리는 질문을 2, 3개 준비한다. 장담하건대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된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경청이라고들 한다.


인간은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에게 심적 안정을 가지게 되고 편안한 마음은 속에 있는 다양한 표정의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놓게 된다. 경청의 기술에 대해 간디는 아래 세 가지를 알려준다.

1. 겸손할 것

2. 호기심을 가질 것

3. 자신을 돌아볼 것


무엇이든 알고 있다는 자세를 가진 사람과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재능 혹은 능력이 누구에겐가 도움이 될 때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호기심이 없다면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질문을 할 수 없다.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마법과 같은 질문이 있으니 그것은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어?"라는 질문이다. 나의 경험이 아닌 한 여성을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든 에피소드를 들려주겠다.

어떤 여성이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두 정치가인 글래드스턴과 디즈레일리와 각 각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영국의 총리를 역임한 인물이었다. 두 사람을 비교하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글라스 턴과 식사를 하고 나서는 그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디즈레일리와 식사를 하고 나서는 '내'가 영국에서 똑똑한 삶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라고, 그렇다. 초점을 나에게 맞추면 상대가 나를 똑똑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빛을 비추면 신뢰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다.

(출처 : 질문이 답을 바꾼다.)


나를 지키는 질문 Onepage_Question "누구에게, 왜, 무엇을 위해, 언제까지 "

업무에서도 질문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다닌 일본 회사는 자료 준비를 굉장히 중요하게 했다. 그래서 보통 고객에 따라 중요도에 따라 준비하는 서류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신입시절 처음 업무 지시를 받고 문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 결과는 참담했다. 지시 의도에 안 맞는 자료였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문서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의 양식이 있다. 자료의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1. [What] 문서의 목적(핵심 메시지) 은 무엇인가?

2. [Who] 자료의 목표는 무엇인가?

3. [Whom] 자료를 보는 이는 누구인가?

4. [Why]현재 그들의 관심사항,

5. [How much] 분량

6. [How] 자료 보고 이후 예상되는 조치

6. [When] 언제까지

7. [Outline] 노트에 Outline을 그려서 확인을 받은 뒤에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반드시 중간에 중요한 사항은 선택지를 준비해서 1번 이상 중간에 점검을 받았다.

그 이후부터는 단, 한 번도 서류 작성으로 곤란에 빠진 적은 없었다.

특히, 일본 회사의 경우, 업무상 본사와 지사 사이의 소통은 굉장히 중요하다. 자칫 사소한 문제로 회사대 회사의 문제로 크게 점화될 수 있기에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반드시 사소한 것도 모두 Evidence로 남기는 습관이 베이게 되었다. 항상 이벤트별로 경위서를 준비하는 습관도 그때 만들어졌다.


'너 자신을 알아라!' 질문으로 어퍼컷 먹이는 소크라테스식 질문법

내가 질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혈기왕성한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시절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질문으로 한 명 한 명 어퍼컷을 먹이는 소크라테스가 너무 멋져 보였다. '나도 소크라테스 질문법을 익혀서 저 인간에게 멋지게 한방 날려야겠다.' 동기야 불순하지만 어쨌든 그때부터 질문의 레벨을 높이기 위해 질문 관련 서적만 무지하게 사다 모았다. 읽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완료형 '사다 놓았었다.'


그러고 본격적으로 착실하게 진지하게 읽게 된 것은 후배들에게 교육을 위해 그리고 아내와 지인들과 더 깊은 대화를 하기 위해 아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은 시중에도 굉장히 많이 나와있다.

간략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소크라테스 질문법

1. 정보전달이 아닌, 사고를 유발하는 질문을 하라

2. 가리키지 말고 상대의 지식을 이끌어라

3. 상대방의 경험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하라

4. 단어 의미를 전제하지 말고 의미를 물어라

5. 해결책을 하달하지 말고,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요청하라

6. 당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보이려 말고, 상대방이 얼마나 똑똑한지 보야줘라

7. 분석하지 말고 통합해서 큰 그림을 보여라.

생활 속에서 명령이나 확언을 하기보다는 이렇게 질문을 던져 보라고 권한다.

당신이 화내는 거 나도 이제 더는 못 참겠다고

`→ 당신이 화내면 주위 사람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어떤가? 더 화를 낼 거 같다고?

혹은 아내가 일과 삶이 좀 더 균형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

`→ 당신이 생각하는 일과 삶의 균형이란 어떤 건지 얘기해 줄 수 있어?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고 잔소리 더 듣게 된다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꼭 한번 해보시길 권한다.


질문은 간디의 말처럼 관심이고 호기심이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 업무에 대한 호기심, 자신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겸손함 속에 가치 있는 질문은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질문은 생각을 자극하고 문제의 틀을 재구성하고 재정의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대답보다 훨씬 더 큰 힘과 영향력을 지닌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지를 알게 해 준다.


나는 오늘 밤 다음 주에 만날 친구의 '가슴은 뜨겁게 입술은 가볍게 할 Power question'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책정보 : Onepage_Book '질문이 답을 바꾼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관심을 갖게 된 질문 관련 책들 좋은 질문은 종종 대답보다 훨씬 더 큰 힘과 영향력을 지닌다. 질문만 봐도 그 사람의 깊이가 보인다. 질문이 답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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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 : 질문이 답을 바꾼다.

・작가 : 앤드루 소벨, 제럴드파나스

・출판사 : 어크로스

・한 줄 긋기:답을 바꾸는 질문에 담긴 에너지와 활력을 상대의 마음속 깊이 숨겨진 감정을 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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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배경 : 탁월한 질문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의 순간을 다루고 있는 책

・추천 : 답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분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현실에 적용하고 싶은 분

・Output : 항상 탁월한 질문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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