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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 비엣남 Aug 18. 2021

성냥팔이 소녀

나무문

   나무문,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단단해 보이는 나무문 앞에 마주 선다. 저 뒤편에서 나오는 어떠한 소리도 막아줄 것 같이 보이는 단단하고 무거워 보이는 나무문이다. 시계를 잠시 보고는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네, 저 도착 했습니다. 말해주신 주소로 올라오니 나무문이 보이는데 제가 열 수가 없네요. 여기서 기다릴까요?" 전화속의 목소리가 답을 한다. "벌써 도착 하셨어요? 가는 길인데 차가 좀 막히네요, 15분정도 늦을 것 같은데 안에서 음료수나 한잔 하시면서 잠시만 기다리시겠어요? 미리 전화 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직원 시켜서 문 열어 놓으라고 이야기 하겟습니다."  통화가 끝나자, 그 나무문이 욱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한 여성이 그에게 인사를 건낸다. "대표님 연락 받았습니다. 들어 오세요." 


나무문 뒤편의 방은 차가운 느낌이 들 정도록 흰색이다. 아마 나무문이 무거운 것은 안의 소리가 아니라 이 흰빛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 방안에는 검은색 바 툴과 의자, 그리고 색색의 빛을 띄고 있는 술들이 진열되어 있다. 


"다이어트 콜라 맞으시죠? 펩시, 라임맛," 흰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 냉장고에서 차가운 콜라 한캔을 꺼내며 이야기 한다.  "네,, 어떻게 잘 마시겠습니다." "모시기 전에 저희 대표님께서 선생님 조사를 좀 하셨습니다. 비지니스쪽으로는 철저히 준비를 하시거든요, 특히 손님 모시거전에는요. 이제 곧 도착하신다고 하니 잠시만 앉아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남자가 콜라를 다 마셔갈 쯤 문이 열리면서 운동복 차림의 한 남자가 방으로 들어온다. 너무 평범한 복장속의 작고 외소한 체격이지만 잡티하나 없는 하얀 피부와 작은 얼굴에서 나오는 느낌이 일반인 처럼 보이지 않는다.


"늦었습니다. 차가 많이 막히더라고요... 오래 기다리셨죠?,  점심시간인데 서울시내에는 얼마나 차가 많은지... 오실때 지하철 타고 오셨나요? 이래서 사람들이 대중교통 타고 다니는거 같은데.. 보는 눈이 많으니 그러긴 어렵고 참,,,"  그 남자는 이마의 땀을 닦은 손으로 악수를 건낸다.  "처음 뵙겠습니다. J라고 합니다 먼길 오신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네, 저 이름은," "딸기아버지 맞으시죠? 아이디, 아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본명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나, 본명이 어떻게 되세요? 제 이름은 민재입니다. 김민재." "제 이름은 덕배입니다. 김덕배요." "같은 김씨네요, 반갑습니다. 혹시 더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 커피도 있고 차도 있고, 간단한 주류도 있습니다. 콜라 좋아하신다고 해서 일단 콜라 부터 드리긴 했는데 언제라도 말씀 해주세요. 제가 불러놓고 면접 자리에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니다 면접이 아네군요, 스카웃 자리인데,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경쟁자가 없으면 면접은 아닌거 맞죠? 스카웃을 할때도 면접을 보나? 매번 혼동스럽네요, 제가 누구인지는 대충은 아실거 같으니 길게 소개는 더 안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바로 일 이야기 하시죠. 저는 덕배씨가 필요합니다." J가 냉장고에서 꺼낸 맥주를 따며 이야기를 이어 간다.


"민재, 아니 대표님 혹시 저는 어떻게 알고 연락을 주신건가요?" "아 저 친구가 미리 설명을 안 드렸나 보내요? 이상하게 느끼시는게 당연한건데 죄송합니다. 인터넷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네?" "인터넷에는 없는 정보가 없자나요. 딸가아버지로 활동하시던 것들을 조금 참고 했고 친한 동생들 통해서 조금 더 깊게 조사를 했고요. 워낙 제가 뵙고 싶었던 분이라 선을 넘었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근데 저랑 어떤 일을 하실려고 하시는건가요? 전화로 간단히 듣기는 했는데,,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대표님 주위에는 전문가들이 훨씬 많을건데요."  J가 마신 맥주캔을 구기면서 미소를 짓는다. 


"아닙니다. 덕배씨, 아니 딸기아버지가 이 업계 최고 전문가시죠, '단정한 소녀들' 역주행 열풍이 덕배씨가 찍어 올린 영상 하나로 시작됬고, 그들이 지금 어떻게 됬는지... 요즘도 연락 하세요? 요즘 그 친구들 많이 바빠졌을건데. 이 친구들 정도는 아니지만 여러 친구들이 덕배씨 덕을 많이 본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도움을 좀 받고자 하는거고요. 핑크라고 아실지 모르겠는데 데뷔한지 한 1년정도 됬고, 제가 직접 키운 애들은 아닌데 이친구들을 좀 역주행 시켜 볼려고요. "  


"대표님 대표님 정도면, 주위에 사진이나 영상 전문가도 많을거고, 언론쪽에 사람도 많으실건데.. 왜 저같은 평범한 사람을..." "네 맞습니다. 전문가들 많죠 제 주위에, 하지만 덕배씨 처럼 평범한 사람이 저는 필요합니다. 그래서 연락을 드린거고요. 덕배씨 정도의 장비와 스킬이면 이미 일반은 수준은 아닌거 잘 알고 계실거고, 언론쪽에 친구들도 있긴한데 이런쪽이랑은 조금 맞지 않아서요. 안맞다기 보다는 대중들이 더 이상 기존 언론을 믿지 않으니까요. 공중파나 신문에서 밀어주면, 이상한 소리를 하지요 " J가 냉장고에서 새로운 맥주를 꺼낸다


"스폰이니, 소속사의 빽이니, 이렇게 하는 것들은 자연스럽지도 않고 오래 가지도 못하죠. .. 여튼 자연스럽게 역주행이니, 이런 것들이 나와야지 대중들은 신선하게 생각하고 신선한 제품이 오래 가기 마련이죠 마치 본인만 알고 있었는 것 같은 손안의 작은 가수들이 우연한 계기로 유명해지고, 지금까지 그들은 지켜봤다는 자부심, 결국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뭐 그런 안도감 성취감? 이런 감정들이 사람들을 더 빠져 들게 하죠, 뭐 실제로 1년 넘게 못 떴으면 빽도 없고 실력도 없어 못뜬건데...  사람들은 그 생각을 안하더라고요. 잘 안된 이유가 있는데 우리가 못 알아봤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우습죠 참 " J가 맥주를 마시고 다시 이야기를 한다.


"혹시 덕배씨 최근에 신문같은거 자주 보시나요? 뉴스 같은거 말이죠." "네? 최근 들어 잘 보지는 않습니다.." "저는 꼭 아침마다 신문을 읽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가급적이면 뉴스를 볼려고 하고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재밌기고 하고,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해서요. 그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어떻게 아세요?" "아 그냥 인터넷으로..." "신뢰가 가세요? 그런 정보들이? 신문이나 뉴스는 좋은 대학 나와서 시험쳐서 그자리에 간 사람들이 쓰는건데 이쪽이 더 신뢰가 가지 않나요? " "요즘 언론이 다 정권의 꼭두각시 같은거 아닌가요? 그래서 신물이 나서 저는 잘 보지 않습니다. 돈 받고 기사를 써주는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평범한 일반인들이 쓴 정보글을 더 찾아보는 편입니다 " "평범한 일반인요? 덕배씨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 사람들은 아이디 밖에 없자나요? 누가 글을 쓰는지 전혀 모를건데? 그 사람들은 누구 밑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는지 한번 생각 해보셧나요? 그냥 재미로 쓰는거 같아요?" J의 언성이 조금씩 커져간다. 


"네?" "재밌는 기사나 정보를 퍼가고 재 생산하는건 일반인들이겠죠, 덕배씨 같은, 아니 덕배씨 같은 경우는 능력이 좋으시니 직접 만드시기도 하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글들의 출처를 원 제작자를 한번 생각 해보셨나요? 요즘 남자가 어떻다, 여자가 어떻다 이런글 많이 보셨죠, 그런 글들을 누가 시간내서 쓰는 걸까요? 여성인권 운동을 하고 싶어서? 아니면 남성으로써 받은 차별을 보상 받고 싶어서? 왜 그럴거면 직접 길에 안나가고 인터넷에서만 글을 쓰는 걸까요. 얼굴을 보여주기에는 쪽팔려서 일까요 진짜 얼굴이 없어서 일까요.  그리고 퇴근하고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시간 내서 글을 쓰는 거죠? 밥먹고 잠자기도 바쁜 세상인데...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아시는 분이 이걸로 재미를 좀 보셔서, 말이 좀 많아졌네요. 죄송합니다. 근데 한번쯤은 생각해 보세요" 


"담배 한대만 피겠습니다. 술을 조금 마셨더니 담배가 땡기네요. 아 걱정 안해서도 되요 이거 제 가게라서... 저희 가게는 흡현이 가능합니다" J가 담배에 불을 붙히고 이야기를 이어 간다. "사람들은 더이상 언론을 믿지 않고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익명의 글들을 사랑한답니다. 익명과 일반인이 동의어는 아닌데.. 본인이 일반인이니까 그 뒤편의 사람들도 당연히 일반인일거라고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언론인들의 엘리트 의식에 반하는건지, 뭐 여튼 사족이 길었는데 그래서 덕배씨가 저는 필요합니다. 단정한 소녀들에게 그런 것 처럼 제 친구들을 조금 도와주세요. 정보를 원하시면 드릴거고, 금전적으로 필요하신게 있으시면 지원을 해 드리겠습니다. 그냥 지금 취미로 하시던 일을 똑같이 하시는데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싶습니다 부탁 드립니다."


"대표님 저는 직업도 다른 것이 있고 취미로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잘 모르고 마음이 가지 않는 친구들에 대해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단정한 소녀들은 제가 무명때 부터 좋아 했었고요. 이런 일은 누가 시켜서 한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J가 담배를 발로 밟아 불을 끄며 말을 한다. "덕배씨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뜻이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문을 조금만 여시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 " "J가 담배에 다시 입에 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럼 다시 질문할께요, 지금 덕배씨가 가지고 계신 환상은 무엇인가요? 욕망? 돈이 아니라 그 욕망을 채워 드리겠습니다." 


"대표님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나이를 보면 미혼이신거 같고... 여자 친구가 계신가요?  아니다, 그게 크게 중요한건 아니까..  음...  이번 주말에 시간 되세요?" "네 주말에요?" "네 뭐 교회나 성당 나가고 하셔서 바쁘신거 아니시죠?" "네 뭐 딱히 종교가 있지는 않습니다."  "네 그럼 주말에 시간 잠시 비워주시겠어요? 아 그리고 집 주소도 좀 부탁 드릴게요." "무슨 말씀이신지? 저희집 주소를 왜 갑자기 물어보세요?" 


"아 보통 이정도까지 제안은 안 드리는데 제가 덕배씨와 참 같이 일을 하고 싶거든요. 고마워 안하셔도 됩니다."

"네?" "직접 집으로 찾아기긴 보는 눈이 많아 그렇고 집 근처에 장소는 잡아서 말씀 드릴게요. 친구들이 갈거에요." "누가요?"  "아 단정한 소녀들 팬 아니세요?" "그게 무슨.." "아 단정한 친구들이 덕배씨를 위해서 하루 시간을 비울겁니다. 덕배씨 덕분에 뜬것도 있고 하니 잘 해줄거에요. " "잘 해준다고요?" "하루 동안은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하고 싶으신데로요... 덕배씨도 판타지가 있으실건데... 아 물론 티비에 얼굴 나오는 친구니까 조금 살살 다뤄주시면 되고요." "제가 이해가 잘 안됩니다." "쉽게 설명 드릴게요. 섹스 하시면되요. 하루 동안은 마음대로요. 단 저랑 같이 일하는 조건으로 말이죠... 더 이상 영상으로 보는 그런게 아니라, 직접 이야기 하시고 만지고 즐기시면되요. 어때요 저랑 같이 일해보시겠어요? 나쁜 조건은 아닌거 같은데"


덕배의 눈이 번들 거린다 하지만 걸리는게 있는지 쉽게 대답은 하지 못한다. "걱정 안하셔도 되요, 저 믿으셔도 됩니다. 저 TV 나오는 사람이자나요. 잘못되어도 덕배씨는 잃을게 없고요." 


 그리고 갑자기 J의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네 김 실장님, 아 지금 미팅중인데 급하신 건이세요? 네? 머메이드의 누가요? 아 이건은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네요, 수습에는 문제 없으시죠? 네 네 제가 3시에 시간이 날것 같은데 만나 뵙고 이야기하시죠. 사업상 문제가 조금 생겼네요. 덕배씨 저는 먼저 일어나 봐야 할 것 같습니다."


J는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다. "아 참 정확히 답변을 못 들었는데 덕배씨"  덕배는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둘은 악수를 나눈다."네"  "네 같이 하시죠." 덕배는 악수를 하던 손에 입을 맞추고 굳게 잠겨있던 나무문이 열리며 둘은 세상 밖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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