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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 비엣남 Sep 20. 2021

성냥팔이 소녀

조화 같은 친구

"네 혜선이가 죽었다고요? 어쩌다가요. 집에서 따로 들은 이야기는 없는데..." 하얀 얼굴에 선한 인상을 가진 남남자가 놀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네 어제 새벽에 일이 좀 있었나 봅니다..." '띵똥 땡똥 띵똥 땡똥' 학교의 분주하던 공기가 수업종이 울리니 더욱 분주해진다... "선생님 지금 수업가셔야 하시면," "아닙니다 형사님 괜찮습니다. 애들보고 잠시 자습하라고 하면 됩니다. 이야기가 길어 질 것 같은데 음료수 한잔 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이 교무실 냉장고 쪽으로 손짓을 한다.  "아무거나 주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질문을 몇개 좀 드리고자 하는합니다. 평소에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팀장은 어설픈 표준어로 질문을 시작한다. 


"음...  조화 같은 친구였죠." "네 조화요?" "아 그 조화롭다 이런게 아니라 가짜 꽃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공부나 이쪽은 특출난게 아니였는데 외모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남달랐어요. 남녀 공학이었다면 인기가 많았을건데  그런데 뭐라고 해야할지 너무 말이 없고 조용했다고 해야하나..." 


"학우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나요? 친구들 사이에 따돌림이 있거나 한건 아닙니까?" "그렇게 인기가 있는 학생은 아니였죠. 하지만 여고에서는 이쁘다고 친구를 따돌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남녀공학이라면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모르겠지만... 사실 혜선이는 따돌리고 할 것도 없는게 딱히 교류를 나눈 친구가 있지는 않았거든요. 수업시간에도 조용하고 쉬는 시간에도 보면 항상 조용했죠. 그런데 외모랑 풍기는 분위기 때문에 항상 교실에서 눈에 띄는 학생이었습니다."


"집안 환경은 어떤가요? 혹시 부모님은 만나 보셨는지요?" "어머니랑은 같이 살지 않고 아버지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 뭐낙 말이 없고 조용해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상담을 길게 하지 않나 봅니다? 제가 어릴적만해도 가정환경 조사니 해서 선생님들이 이런 저런 질문을 자주 했었는데.." 요즘은 사생활이니 뭐니 해서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걸 부모들도 그렇고 학생들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가끔 면담하면서 이야기 해주면 좋은거고요. 제가 자료를 보여 드릴테니 한번 읽어 보세요" 혜선의 담임 선생님은 컴퓨터 쪽으로 가서 자료를 출력한다.  


A4 용지에 여러가지 내용의 신상 명세가 적혀있다."어 혜선이가 해동 중학교 출신이었네요. 여기 아는 동생이 지금 일하고 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한번 어떤 학생이었는지 물어 봐 주실수 있나요?" 혜선의 담임이 전화를 건다." "어 동명아 잘 지내냐? 형이다. 요즘 어때? 언제 시간나면 저녁에 간만에 소주나 한잔하자. 아 다른게 아니라 너 혹시 김혜선이라는 친구 알고 있냐? 어 그래? 어떤 친구였는데?" 스피커폰이 켜지고 통화가 이어진다. "그 친구 이쁜 친구였지 학교에서 유명했어, 근처 우리 학교 애들 부터 해서  옆학교 까지 따지면 그 친구 따라 다닌 남자들 줄 세우면 한두명이 아냐,  성격도 좋고 공부도 곧잘 잘했는걸로 기억하고... 중3때 아버지랑 어머니랑 갈라서면서 조금 애가 변하기 시작했지 갑자기 왜그래? 형이 혜선이를 어떻게 어떻게 알어?" "우리 반에 있는 친구고 어제 밤에 죽었다네.." "혜선이가? 아이고.. 갑자기 무슨일인데?" "나도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지금 조사하시는 형사님이랑 같이 있거든. 형사님 통화 좀 해보시겠어요?"


 "네 안녕하세요 이 팀장이라고 합니다. 질문을 좀 몇가지 드려 보고 싶습니다. 혹시 교우 관계는 어땠나요?" "말씀 드린것 처럼 괜찮은 친구였어요. 얼굴도 이쁘고 성격도 털털해서 많은 친구들이 좋아했고요." "부모님은 무슨 일이 있었나요? 혹시 내용 아시는거 있으세요?" "중학교 3학년인가? 혜선이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르는데 그 일이 있고나서는 애가 말이 없어졌죠. 뭐 사춘기고 하니까 그럴 수 있는데... 이런 비슷한 일을 겪은 친구들에 비해서 더 극적으로 바뀌기는 했어요. 뭐 전이 워낙 밝아서 그런가..." "두분이 왜 이혼을 하신지는 모르세요? 뭐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 이런 말씀 드려도 되나,,, 정확한게 아니긴 한데, 이혼하고 나서 애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렸다고 하더라고요" 


"가정 폭력이 있었다는 말씀이시죠?" ""네 근데 이게 아버지가 어머니를 겁탈할려고 많이 때렸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웃긴게 이집이 그 동네에서는 아주 화목했던 집안이라는거죠. 아버지도 멀쩡한 회사 다니면서 평판도 좋았고요. 근데 갑자기 겁탈을 하기 위해서 폭력을 휘둘렀다는게... 애들끼리 하는 이야기니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조금 이상하긴했어요. 형사님도 잘 아시지만 집에 문제있는 집들은 원래부터 문제가 있거든요. 그게 아니고 갑자기 일이 생기는건 아버지가 노름빚을 진다던지, 사업이 망한다던지, 뭐 이런 경우인데..."


팀장은 손바닥만한 노트에 통화 내용을 받아 적는다. 그리고는 겁탈과 폭력에 큰 동그라미를 친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혹시 제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내용 있으시면 말씀 다시 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끊고 혜선의 담임이 조용히 말을 한다. "그런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담임 선생님이면 아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아무리 세상이 바꿨다지만... 담임 선생님이라면 아셔야 하는 내용 같은데..." "형사님, 저희가 한 학교에서 관리하는 학생이 몇명인줄 아세요? 그리고 얼마나 문제 많은 친구들이 많은지 아시나요? 그냥 밖에 나가서 담배피고 술먹고 싸움 간간히 하는 친구들이면 양호한겁니다. 이혼한 집안까지 신경 쓸 시간이 없습니다. 형사님은 지금까지 잡았던 범인 다 기억을 하세요?" 팀장이 시비조로 이야기를 하자 혜선의 담임이 발끈해서 이야기를 한다.


"다 기억 합니다. 아니 다 기억 할려고 노력을 하죠." 팀장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 거린다. "제가 추가로 질문드릴 내용 있으면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특별한 일 생각나시면 이쪽으로 연락 주세요." 팀장은 점퍼 안에서 명함을 꺼내 전달한다.


"다음 수업 들어가셔야 하니 이만 일어나 보겟습니다." 팀장은 옷을 고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참 이 질문을 안 드렸는데 혹시 주위에 포장마차 있습니까?" 담임이 의야한 표정으로 질문을 한다."포장마차요? 꼼장어 파는 그런 포장마차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 그게 아니라 떡볶이랑 핫도그 같은거 파는 노점상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 "아이고 요즘은 동네 상가에서 항의를 많이해서 그런 노점상을 학교 앞에 내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유명한 가게에서 배달 시켜먹지 학교 앞에서 안먹습니다." 


"그러면 학교 앞에 분식점은 있다는 말씀이신거죠? 분식점은 몇시까지 하나요?" " "요즘은 9시 넘으면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습니다. 보통 근처 직장이나 저희 같은 사람들이 야식으로 종종 시키고 하지 학생들은 잘 안 먹습니다. 애들 야자도 늦게 끝나고 배달 음식은 교내 반입을 못하게 해서요.  학교 매점이 이사장 친척이라 ... 외부 음식은 절대 반입 못하게 하거든요. 그리고 매점도 일찍 닫습니다. 9시 정도면 닫을거에요. 9시부터 야자 마지막 시간이라,,, 더 열어도 크게 재밌을게 없죠"  


팀장은 수첩에 9시 라는 글자에 동그라미를 친다. "선생님 협조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혜선이 아버지 연락처를 제가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어차피 저희쪽에서 찾으면 나오지만 두번 일하기는 귀찮아서요." "네 여기 있는 종이 가져가세요. 보면 연락처 있을 겁니다." 팀장은 간단한 인사를 다시 나누고 종이를 자켓에 넣고는 교무실 밖으로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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