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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 비엣남 Sep 30. 2021

#13. 베트남의  오징어 게임 이야기 - by Lee

 요즘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치고 있다.  어릴적 일본 문화를 개방하면 한국 문화 산업이 잠식이 된다는 걱정어린 기사들이 기억이 나는데 한국의 문화 산업이 전세계에서 흥행을 하는 것을 보니 세상이 많이 변한 것같다. 베트남 역시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보고 있고 넷플릭스에서 추천을 해주는 작품이다 보니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이를 시청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밈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유례없는 흥행과 별개로 사실 드라마의 스토리 자체에는 많은 호불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킬링타임으로 상당히 잘 만들었다는 호평부터 스트리의 진행 자체가 신선하지 않다는 혹평까지 여러가지 반응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조금 가까운 편인데 사실 이러한 배틀 로얄물 장르가 가지는 특성 그리고 드라마를 중간 중간에 존재하는 수많은 클리세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배틀 로얄에서 출발한 이러한 서바이벌 드라마들은 배틀 로얄 이후로 많은 작품을 낳았지만 헝거 게임,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수많은 영화와 소설 예능의 주제로써 사용이 되어왔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사람이 사선을 넘어 최후의 1명이 남을때 까지 사투를 벌이는 이러한 장르는 결국 그 1인이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는지 그리고 그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과의 갈등과 사건의 진정한 흑막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이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인간 군상등이 주된 이야기 구조인데 사실 오징어 게임이 여기서 큰틀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클리세 범벅이고 스토리가 예상이 가능한다고 평을 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클리세라는것이 나쁜것은 아니다. 관객들에게 최대한 카타르시스와 즐거움을 줄 수 있고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과 서사 구조의 정수가 이 클리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사를 꼬기 위해서 초반부터 이름을 알만한 배우를 모두 죽여 버리고 이름 모를 80번의 남자가 우승을 한다던지 프론트맨이 아무 반전없는 진행 요원 1이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의 행위가 진짜 그사람의 정신문제로 인한 아무 뜻 없는 행동 즉 맥거핀으로 사용이 된다면 모든 사람이 손을 잡고 한명의 사망자도 없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클리세를 비꼬고 싶은 감독의 의도는 알겠으나 영화나 드라마를 끝까지 본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오징어 게임이 한국의 전통 놀이라는 신선한 게임 형식을 차용했고 살육이 벌어지는 공간을 굉장히 아름다운 색감과 놀이 장소라는 살육과는 동떨어진 공간을 차용했다는 점등을 통하여 서사가 아닌 장소와 공간을 꼬는 방법으로 이를 잘 풀어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진짜 사실 오징어 게임이 재밌게 느껴진 것은 게임의 참가 동기라고 생각을 한다. 보통 이러한 배틀 로얄물은 정체를 알수 없는 집단이 강제로 납치를 하거나 세상을 구하는 대업을 이루거나 이런의 것들이 많았는데 오징어 게임은 그와 다르게 경제적인 형편으로 무너진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있다. 


그들이 이 지경에 될때까지 사회와 국가는 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했는가? 내가 저 상황이라면 과연 No를 외치고 게임 참여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등장인물들이 겪는 상황이 우리의 삶이 연장선에 있는 것처럼 나는 느껴졌고 많은 분들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VIP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벌레 취급하는 모습, 그리고 참가자들은 절대 VIP가 될 수 없는 게임의 룰이 아닌 현실의 룰, 지금 이 시간에도 서로 총을 겨누고 목숨을 내놓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하루 하루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그리고 높으신 분들에게 보일지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은 나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의 삶 처럼 보인다.


 수많은 높으신 분들이 불 공정한 방법으로 VIP가 되시고는 우리에게 공평을 이야기하며 게임을 룰을 만드시는데 우리는 그에 따라 갈 수 밖에 없고 그안에서 아둥 바둥거리는 우리를 얼마나 즐겁게 지켜보고 계실지 모든 게이머가 손을 잡고 위기를 극복하거나 혁명적인 방법을 통하여 VIP를 끌어 내리고 싶지만 그러한 변칙적인 요소는 드라마의 서사상 용납이 되지 않고 현실에서는 더욱 더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불공정을 이길 수 없는 수 많은 한국 베트남 미국 등의 젊은이들이 이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한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여야한다는 것, 절대 나는 룰을 만들 수 없다는 것, 유튜브에서 간장을 먹고 옷을 벗어서 게임에서 승리를 해도 나는 유튜브가 될 수 없고, 아무리 공부를 해서 투자적인 성과를 얻어도 나는 금융을 움직이는  정부 및 기관이 될 수 없다. 회사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나는 회사의 부품일 뿐이고 그 룰을 만드는 사장이 될 수 없는 것이 21세기 젊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결국 누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나는 전혀 벗어 날 수 없는 사람이다.


거기다 주인공이 우승을 하고 받은 상금, 한 사람의 개인의 부귀 영화를 누리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한 상금이다. 하지만 . 아마 4천억 4조원의 돈을 받았다면 주인공이 꼴두기나 한치 게임 정도를 다시 만들수 있었겠지만 세상이 사회가 만든 시스템을 뒤엎고 게임의 룰을 정하는 VIP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돈이다. 결국 VIP가 만들어준 틀 안에서 운과 실력으로 우승을 하게 된다면  적당한 부귀를 누리는 우리의 젊은이들의 모습이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투영이 되는 것처럼 보여지고 그에 우리들은 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공감하는 것 같다. 


 결국 우리 인생이 클리세이기 때문에 드라마속 서사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의 경우에는 VIP를 내리기 위한 혁명적인 시험을 했던 국가였지만 결국 21세기 더 큰 불공정과 사회적 계급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더 공감하는 것 같다.  


게임을 하는 것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것은 소수의 공산당의 정치인들 경제인들, 그리고 그들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그들에게 영향력은 조금도 미칠 수 없는 아이러니... 


공평을 이야기 하고 성공을 이야기하지만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얻은 성공은 VIP의 그것에는 조금도 미치지 못하는 이 식상한 클리세를 누가 깨어주면 좋겠다. 


마르크스가 생각나는 따뜻한 오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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